작은 자매 =박상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3-03-16 21:36본문
작은 자매
=박상수
언제든 머리 땋아줄게 이렇게 빗으로 차례차례 빗은 다음 향수를 뿌리고 핀으로 장식하면, 아아 새롭게 태어났어 초콜릿 파우더가 솔솔 내 침대에 내려오네 우린 아직도 다리가 약해 자주 무릎을 꿇지만, 아주 잠기지는 않는 인형들처럼, 정오의 햇빛과 홍차 테이블에 앉아 있어 지금은 찾을 수 없는 가게의 온갖 버튼으로 우리만의 소파를 장식하자. 앉으면 서로 간지러운 대답만 떠오르게 만드는 단추 단추들, 나는 그게 어떤 대답이든 그 대답을 아주아주 좋아해버릴테야, 손거울을 보고 주근깨를 세면서도 속눈썹을 만지면서도 이렇게 가까이 있는 네가 궁금해, 그 먼 표정, 내가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도 너는 꼭 몰래 더 자랐지 피크닉 가방을 열고 비로드 안감을 펼치고 아끼는 음식들을 나눠먹자 내 마음속에 너를 안았다가 조금씩 꺼내 먹을 거야, 드레스와 리본 원피스와 또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우린 이 방을 나갈 수 없지만, 주근깨와 속눈썹도 어쩔 수 없지만
오늘밤은 잠들 수 없을 것 같아 그렇지 않니?
얼띤感想文
회를 주문해서 입맛이 어떨지 몰라 우삼겹까지 준비했지 울산에서 방금 올라온 너는 여독의 깊은 눈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던 거야 응 우린 잠깐 쉬는 거야, 아내가 제주도에 갔었다며 안 그러면 시간을 낼 수 있었겠니, 술을 따랐어! 벌컥벌컥 마시는 너는 나 취하면 더 안 마시는 거 알지 그렇게 믿고서 술만 마시는 사람, 내일 어떻게 하려고 눈살 찌푸리는 여자, 많이 마셔도 넘어지지 않는 사람, 부르고 싶은 노래는 뭐지? 벌떡 일어서서 선곡 아닌 댄스곡 좌우좌우 흔드는 구둣발 소리, 우삼겹 한 장 끓는 육수에 폭 담가 건져 올리는 손 참 따뜻하다. 그사이 횟집에서 온 고구마는 다 식어버리고 가자미 하나 뼛골로 덩그러니 누워 하늘만 본다. 여긴 모텔밖에 없는 거야? 잠만 자면 되는 거지 굳이 머리카락 하나까지 찾을 필요는 없는 거잖아 한 깔끔하며 치켜뜨는 저 눈빛 낼 아침이면 생수병 들고 나발 불을 거면서 술은 취하고 호위병 여럿이 사열한 가운데 일어서는 울산서 온 손님 구태여 대리운전 불러 옆에 태워 보냈지만
기꺼이 내리는 차창 속 손짓을 하고 안심을 하고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