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랍(蜜蠟) =이재훈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밀랍(蜜蠟) =이재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회 작성일 23-03-18 21:42

본문

밀랍(蜜蠟)

=이재훈

 

 

    오염된 목덜미에 손톱을 갖다 대면 당신의 목소리가 팔뚝 위를 뛰어다니지. 낭창낭창한 힘줄들. 소곤대며 두려운 밤을 지켜 주지. 기착지는 어디일까. 뼈들이 비대하게 자라고 피의 색깔이 변하는 도시. 스스로의 시간에 묶여 하늘의 목소리는 듣지 못하지. 싸우고 차지하는 법을 배우고 가르치지. 내장을 편하게 하는 법칙들. 슬픔 없는 몸의 성분들.

    제발, 먼 곳을 쳐다보지 마오. 바로 아래 구두를 쳐다보오. 자꾸 내려앉는 눈꺼풀을 신경 쓰시오. 당신에게 조금 미안하오. 이 땅이 종착지는 아니오. 잠시, 거치는 세계잖소. 그렇다고 너무 억울해 마오. 이 땅이 당신에게 어머니를 선사했잖소. 당신의 피를 받아 들이키는 신비의 소리가 들려오오.

    몸을 만져 보면 구멍 난 몸 여기저기서 걸쭉한 피가 흐르지. 추억이라 하기엔 낭만적이지. 자 이제 갈 때가 된 것. 당신에게 밥이 될 수 있을까. 살갗이 투명하게 변하지. 끈적끈적하게 녹아 가지.

 

   얼띤感想文

    목덜미 같은 하루가 목덜미를 벗고 낭창낭창하게 앉았다. 이 시를 읽는데 송강 정철이 지나간다. 시인으로만 남았으면 후대에 그리 악평은 없었을 것이다. 선조 때 서인의 당수였던 정철, 정여립의 모반사건으로 왕의 부탁에 위관이라는 수사 책임을 맡았다. 많은 제자가 이를 반대했지만, 정철은 직접 나서 약 천여 명에 이르는 동인을 죽였다. 사건의 주모자는 이미 자살하고 없었지만, 또 이 사건 또한 모함이자 의문투성이었던 사실, 다만 왕권 안정을 위한 선조에 계략이었음을 말이다. 어쩌면 왕도 신하와의 관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어떤 이해관계였다. 훗날 광해군처럼 폐위되면 죽음은 면치 못했기에 당쟁과 옥사는 끊임없이 일었다. 그러고 보면 숙종은 환국정치로 왕권은 안정되었다.

    조선의 정치를 보면, 어쩌면 글 좋아하는 선비의 문화였지만 어쩌면 바깥으로 뜻을 펼치지 못한 안타까운 면도 있다. 가령 효종의 북벌은 아쉽기만 하다. 당시 노론 당수였던 송시열의 반대가 아니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우리는 익히 그가 북벌론자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마음뿐이었다. 청나라의 사정을 속속 알고 있었던 효종은 제 뜻을 펴지도 못하고 독살에 가까운 의문을 남기며 죽음을 맞은 것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노론은 정조 이후 완벽하게 정적을 물리치고 살아남아 훗날 이완용에 이른다. 세도정치로 쇠약할 대로 쇠약한 국권에다가 개혁의 바른길을 잡지 못한 조선, 국권 상실에 이르기까지 참 안타까운 우리의 역사였다.

    조선의 역사가 밀랍처럼 잠시 밀려와 그 느낌을 적어본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916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36 1 07-07
39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 09:41
39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0 08:39
3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 03-27
39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 03-27
39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 03-26
39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 03-26
39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 03-25
39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 03-25
3907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3-25
39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 03-24
39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 03-24
39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 03-23
39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 03-23
39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 03-23
39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 03-23
390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1 03-23
38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3-20
38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 03-20
38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 03-20
38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 03-18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 03-18
38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 03-18
389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3-17
38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 03-16
38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 03-16
38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 03-16
38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 03-15
38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 03-15
38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03-14
38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 03-14
38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 03-14
388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 03-14
38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 03-13
38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 03-13
38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 03-13
38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 03-12
38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 03-12
38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 03-12
38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 03-11
38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03-11
38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 03-11
38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 03-11
38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 03-10
38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 03-10
38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03-10
38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3-09
38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 03-09
38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 03-09
38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 03-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