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어 나온다 =박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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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회 작성일 23-03-20 20:33본문
새어 나온다
=박라연
동물의 눈에서만 마음이 새어 나오나?
식물의 뿌리에도 피비린내 숨어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마음이 헤맬 때까지다
들녘의 뿌리들 강자에게도 흔쾌히 악수한다
바람과 비와 햇살 그 지극함을 느낄 때
몸도 바꿀 수 있다
한순간에 히아신스가 되기도 한다
한나절이면 향기만으로 강자의 코 납작하게
할 수도 있다 빼앗긴 마음도
돌아올 수 있다 상상 숭배론자에겐
추앙할 때 번지고 스미는 세계가 있어서
당분간 금식도 가능해
얼띤感想文
마음을 생각해 본다. 마음이 있으니까 움직인다. 그 마음은 일곱 가지 감정, 곧 기쁨[喜]·노여움[怒]·근심[憂]·두려움[懼]·사랑[愛]·미움[憎]·욕망[欲] 같은 것이겠다. 굳이 한자로 표기하자면 마음 심心, 뜻 지志, 가슴 흉胸, 넋 혼魂을 들 수 있겠다.
마음이 잡혀야 뜻을 펼칠 수 있고 마음이 없으면 지척도 천 리다.
들녘의 뿌리들, 뿌리의 고어는 불휘다. 불의 근간은 해이기에 불휘라고 했다. 현대 일본어에서 히까리ひかり라는 말은 빛깔이다. 고대 한국어가 방언처럼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게 일본어다. 바람과 비와 햇살 그 지극함을 느낄 때 몸도 바꿀 수 있다. 자연현상에 강자는 없기에 말이다.
한나절이면 트인 마음을 묘사한다. 내 마음의 두레박 그 북두칠성을 던져 놓고 깊은 우물에다가 귀 기울여 본다.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여전히 흐르는 어머니의 향과 어머니와 같은 향을 종일 지배적으로 닿는 마음이다.
정갈한 마음을 위한다면 마음을 덮고 있는 사항은 무엇일까? 하나씩 벗기거나 깎아야겠다. 버릴 것은 버리고 지울 것은 미련 없이 지우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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