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화석 / 배한봉 > 내가 읽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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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화석 / 배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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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13회 작성일 15-10-01 15:32

본문

나는 지금 1억년 前의 史書를 읽고 있다

빗방울은 대지에 스며들 뿐만 아니라

돌 속에 북두칠성을 박아놓고 우주의 거리를 잰다

신호처럼 일제히 퀴뜨라미 푸른 송신이 그치고

들국 몇 송이 나즉한 바람에 휘어질 때

세상의 젖이 되었던 비는, 마지막 몇 방울의 힘으로

돌 속에 들어가 긴 잠을 청했으리라

구름 이전, 미세한 수증기로 태어나기 전의 블랙홀처럼

시간은 그리움과 기다림을 새긴 화석이 되었으리라

나는 지금 詩의 문을 열고 뚜벅뚜벅 걸어오는

1억 년 전의 生命線 빗방울을 만난다

史書에 새겨진 원시 적 우주의 별자리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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