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자루 들고 저무는 하늘 =신용목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낫자루 들고 저무는 하늘 =신용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1회 작성일 23-05-23 21:50

본문

낫자루 들고 저무는 하늘

=신용목

 

 

    저 산 산새나 내려앉을 골에 들어 아버지 낫을 놀리시네 달램도 없이 저무는 해 툭툭 나무들 꺾여지는 상처마다 어둠이 신음처럼 피어나는 것을

    나는 젋적바위 위에 앉아 바라보네 나무 속의 어둠과 나무 밖의 어둠 나른한 경계에 서는 검은 낫의 비림 갈라지는 바람의 능선에서 어미 없는 나방이 고치에서 풀려날 때 얼굴 없는 기다림아 나는 흔들리는 개망초 시름을 거두러 잃어버린 길로 내보낸 마음 무릎을 모으면 산 그늘이 걸어와 볼을 비비고 가슴을 쓸어 저 먼저 엎드린 마을로 뚜벅뚜벅

    한 짐 굽이진 산길 어둠을 받쳐 내려오신 아버지 다시 구들을 지고 앓는 밤 나무들 돌아가듯 연기는 자꾸만 산으로 구부러지고

 

   鵲巢感想文

    아버지는 시 객체며 나를 일깨우는 존재를 상징한다. 산은 이상향이며 산새는 산이 품은 어떤 가치겠다. 나무의 음가는 목이라는 것에서 소리를 상징한다면 나무 속의 어둠은 산속 어둠의 한 자락을 나무 밖의 어둠은 아버지의 어둠이겠다. 개망초와 나방이라는 시어가 시인께서 제공한 문장과 잘 어울려 그 의미가 재미난다.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용어 개쩐다와는 다른 내용이지만, 그렇다. 분명 국어사전에도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풀 이름 들국화의 일종이다. 그러나 다 망한(皆亡) 풀처럼 시름하는 시적 자아와 잃어버린 길로 내보낸 마음 그것은 어미 없는 나방이 고치에서 풀려날 때 그 얼굴인 모습을 한다. 마을은 내 보금자리가 있는 곳이며 구들은 내 마음을 누일 수 있는 공간이겠지만 구들 어찌 입들로 읽히고 자꾸 피어오르는 연기는 역시 산으로 향하는 마음의 분산이겠다.

    언뜻 암중모색暗中摸索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는 뜻으로, 어림짐작(斟酌)으로 사물(事物)을 알아내려 함을 이른다. 미래에 대한 가치 기준은 100% 확신할 수 없다. 현재에 상황을 비추어볼 때 약 70% 확률로 가리는 작업이 없었다면 손은 거두어야 한다. 시간을 쌓는 일은 어느 정도 경험이 밑바탕이 되겠지만, 대세는 분명히 있다. 그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3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54 1 07-07
416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04-23
41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4-18
41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1 04-17
41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4-12
41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4-07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12-21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1 11-11
41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11-10
411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11-06
411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 11-03
411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2 10-31
411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2 10-28
41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10-23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0 10-1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