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를 깨물고 / 강정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번개를 깨물고 / 강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36회 작성일 15-10-15 15:27

본문

번개를 깨물고 / 강정

번개가 문지방을 기어 넘어온다
추락한 형이상학의 마지막 형상을 판독하는 밤
갑자기 이가 가렵다
몸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늙은 神의 마지막 꼬리에 혀를 베인다
사랑의 법칙을 시연하던 밤의 공장이 빠르게 밝아온다
아이를 배지 못한 미래가 문턱에서
생명 부지의 음악들을 흘려놓으며 저 홀로 범람한다
입을 열면 문득 새 생명이 과거의 얼굴을 들고 튀어나올 것 같다
나는 아마도 최후의 지구를 최초로 임신한 사내가 된다
깨진 번개가 방바닥에 드러눕는다
이 사소한 우주의 기별을 만지기 위해
나는 오래도록 굶은 것이다
헐 대로 헌 위장이 사뭇 따뜻해진다
잘못 나온 새끼를 도로 삼키는 육식동물의 염결성과 근성을 곧 회복하자
천둥도 없이 실수로 떨어진 번개가
내 육체의 회로에 상실된 기억을 주사한다
깡마른 구름의 이마을 꿰 뚫고 내려온
번개는 만 년 전의 나를 기억한다
이 차고 뜨거운 손 안에서 수천 번 엄마를 바꿨던 적이 있다
하늘에서 번쩍 갈라진 번개의 크기는
원근법과 아무 상관없다
내가 본 그대로의 모습과 크기로
지구의 틈이 벌어진다
또 이가 가렵다
최초거나 최후거나
나는 분명 처음과 끝을 한 번의 포효로 발설하는 인류의 조상을 임신한 것이다
번개가 빠져 나간 항문,
내 턱이 지구의 문지방에서 깊게, 출혈 중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8건 3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55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 08-07
255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4 0 08-06
255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 08-06
255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0 08-05
255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 08-04
255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0 08-03
255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0 08-03
25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 08-02
255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8-01
254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1 07-31
254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0 07-31
254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7-30
254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07-30
2545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2 0 07-30
254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 07-29
254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07-29
254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0 07-28
254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 07-28
254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07-28
253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0 07-27
253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 07-27
2537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 07-27
253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 07-26
2535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 07-26
253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 07-26
25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07-26
253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1 2 07-25
253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0 07-25
253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 07-25
252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07-24
252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 07-24
2527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 07-24
252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2 07-24
252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 1 07-23
252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7-23
252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07-23
252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1 07-22
252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0 07-22
252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 07-22
251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0 0 07-21
251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 07-21
251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1 07-20
251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 07-20
2515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 07-20
25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 07-19
251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 07-19
2512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7-19
251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0 07-18
251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0 07-18
250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07-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