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포근한 절망으로 =이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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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포근한 절망으로
=이지아
어느 날, 설교하는 자의 머리에 반가운 새싹이 돋았다
우리가 만든 물을 함께 주었다
어머나, 파릇한 숲속의 용사여
성장하는 빛, 떨어지는 빛
그 뒤로 정장을 맞춰 입은 건물들과
천국을 폭파하는 함박눈, 케첩보다 연한 피
말끔한 미래
민음의 시 318 이지아 시집 아기 늑대와 걸어가기 47p
얼띤感想文
설교하는 자는 시 주체며 머리는 시 객체가 된다. 나의 집사람이라고 부르는 거처럼, 머리에 새싹이 핀 것은 설교 덕분이었다. 시의 특성을 잘 살렸다. 되돌이표처럼 반복적이거나 실험적이었거나 그 결과 새싹이 돋았다. 물을 주었다. 어머나, 파릇한 숲속의 용사여, 시 객체를 묘사한 문장이다. 성장하는 빛, 떨어지는 빛, 한쪽은 성장이지만 다른 한쪽은 떨어진다. 물론 역으로 보아도 관점은 똑같다. 성장과 쇠퇴, 그 뒤의 결말은 탄생과 죽음이다. 죽음과 탄생이거나 시의 역사관이다. 그 뒤로 정장을 맞춰 입은 건물들과 천국을 폭파하는 함박눈, 케첩보다 연한 피 말끔한 미래. 건물 집이 하나 생겼다.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격식을 제대로 갖춘 문장을 은유한다. 케첩보다 연한 피, 케첩은 무름을 상징한다. 무엇을 갈아 만든 소스다. 채소나 토마토나 그러니까 완벽을 갈아 만든 피 그것은 연하다고 표현했다. 본질에서 조금도 못 벗어난 어떤 시를 얘기하겠다. 그러나 말끔하다. 누가 뭐라 하겠어, 시만 다 괜찮은 일 종족 번식에 안정과 균형 그리고 발전에 대한 책임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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