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 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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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457회 작성일 15-10-21 15:08본문
오토바이 / 이원
왕복 4차선 도로를 쭉 끌고
은색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오토바이 바퀴가 닿은 길이 팽팽 하다
길을 삼킨 허공이 꿈틀거린다
오토바이는 새처럼 끊긴 길을 좋아하고
4차선 도로는 허공에서도 노란 중앙선을 꽉 붙들고 있다
오토바이에 끌려가는 도로의 끝으로 아파트가 줄줄이 따라온다
뽑혀져나온 아파트의 뿌리는 너덜너덜한 녹슨 철근이다
썩을 줄 모르는 길과 뿌리에서도 잘 삭은 흙 냄새가 나고
사방에서 몰려든 햇빛들은 물을 파먹는다
오토바이는 새처럼 뿌리의 벼랑인 허공을 좋아하고
아파트 창들은 허공에서도 벽에 간 금을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다
도로의 끝을 막고 있던 아파트가 딸려가자
모래들이 울부짖으며 몰려온다 낙타들이 발을 벗어들고 달려온다
그러나 낙타들은 우는 모래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고
모래들은 울부짖으면서도 아파트 그림자에 자석처럼 철컥철컥 붙어간다
모래도 뜨겁기는 마찬가지 여서
오토바이는 허공에 제 전 생애를 성냥처럼 죽 그으며 질주한다
아파트는 허공에서도 제 그림자를 다시 꾸역꾸역 삼키고 있다
왕복 4차선 도로를 쭉 끌고
은색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오토바이 바퀴가 닿은 길이 팽팽 하다
길을 삼킨 허공이 꿈틀거린다
오토바이는 새처럼 끊긴 길을 좋아하고
4차선 도로는 허공에서도 노란 중앙선을 꽉 붙들고 있다
오토바이에 끌려가는 도로의 끝으로 아파트가 줄줄이 따라온다
뽑혀져나온 아파트의 뿌리는 너덜너덜한 녹슨 철근이다
썩을 줄 모르는 길과 뿌리에서도 잘 삭은 흙 냄새가 나고
사방에서 몰려든 햇빛들은 물을 파먹는다
오토바이는 새처럼 뿌리의 벼랑인 허공을 좋아하고
아파트 창들은 허공에서도 벽에 간 금을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다
도로의 끝을 막고 있던 아파트가 딸려가자
모래들이 울부짖으며 몰려온다 낙타들이 발을 벗어들고 달려온다
그러나 낙타들은 우는 모래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고
모래들은 울부짖으면서도 아파트 그림자에 자석처럼 철컥철컥 붙어간다
모래도 뜨겁기는 마찬가지 여서
오토바이는 허공에 제 전 생애를 성냥처럼 죽 그으며 질주한다
아파트는 허공에서도 제 그림자를 다시 꾸역꾸역 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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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자건거는 타도, 오토바이는 못타는데요
맘으로는 오토바이를 타고 무한질주 하고 싶다는..
오토바이에 실린 채, 내 시야에 다가오는 풍경은
그 자체가 詩 아닐런지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