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자의 눈처럼/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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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2회 작성일 24-11-29 09:43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41129)
관람자의 눈처럼/변영희
그늘을 새겨줘요 장미목으로
단풍잎 우드코스터에
두껍고 단단하게
두터운 손이 그늘을 새겨주면 오래 드리운
그늘, 영영 사라질까요
맹세로 다져진 시간은 주문 같은 거 통증을 물리치는 건 알약의 힘이 아니에요 스미는 사랑 때문이죠
플라워 카페 쥔장이 병아리색 카네이션을 안겨줬어요 수술이 관람자의 눈처럼 깊어요
알전구가 흔들려요 망초꽃이 어깨를 수그려요 자객의 칼도 숨길 수 없는 너른 무논에 아파트 몇 동 심어졌어요 구름 사라지더니 아, 햇살 쨍쨍하더니 우뚝
물속 집으로 들어갈까요?
첨벙첨벙,
빨리요,
속눈썹 떨리는 타이밍에
(시감상)
때때로 사물을 대할 때 직접 연관이 있는 내가 아닌, 전혀 다른 타인의 눈으로 보면 더 잘 보일 때가 있다. 선입견이 배제되었다는 말이다. 고정관념이 배제되었다는 말이다. 일상을 관련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은 때론 착시를 만든다. 가령,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싶다면, 기적을 바라고 싶다면 철저하게 관람자의 눈으로 봐야 한다. 그것의 대상이 봄이든, 사람이든, 관계든, 주변이든, 내가 냉정해질수록, 관람자가 될수록, 그 반대편에 희망의 장미목으로 만든 우드코스터에 어쩌면 장미가 필지도 모른다. 마음이 피워내는.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변영희 프로필)
전남 장성, 2010 시에 등단, 시집 (y의 진술) (코르크 물고기 2022), 동국대 영문과
변영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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