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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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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박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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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회 작성일 24-11-29 21:25

본문

1129

=박지일

 

 

    종달새 같은 우아한 소리를 내며 거울은 네 앞에 선다. 이층 주택이 좌우로 늘어서 있다. 골목길이 흔들리면서 펼쳐진다. 끝도 없이 펼쳐진다. 멀리서 방역차가 나타나 네게로 달려온다. 연기 속에 잠긴 골목을 헤드라이트 두 개만이 빛을 내며 달려온다. 너는 거울을 내팽개치고 뒤돌아서 달아난다. 방역차가 너를 앞지른다. 연기를 휘감은 얼굴 몇이 너와 앞서거나 뒤서며 함께 달린다; 슬쩍 돌아보니 다들 기쁜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제는 방역차를 따라 달린다. 우리는 우리를 실종한다.

 

 

   민음의 시 326 박지일 시집 물보라 173p

 

   얼띤 드립 한 잔

    백설공주와 계모의 경쟁과 같은 구도를 가졌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말은 무엇이니? 馬 治我羅 그렇다. 말은 먼저 나를 다스리는 데 있다. 종달새와 같은 세상 이치를 겉으로 수없이 읽으면 뭐하냐. 그 속뜻을 깊게 받아들이고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야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이 층 주택이 좌우로 늘어선 게다. 이 층이라는 말, 그건 한 단계 위로 생사라는 관점에서 좌우다. 골목길은 늘 분주하다. 죽음 앞에서 똥줄만 탄다. 칼이 내 목에 떨어지는데 가만히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 칼에 회피하느냐 아니면 맞서느냐다. 삶에 매 순간은 이와 같은 일로 펼쳐지고 그건 내가 죽을 때까지 끝없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내 머리는 온통 고뇌와 고독과 갈등과 번뇌의 연기로 둘러싸여 있으며 머리에 내리꽂는 두 개의 빛만 존재할 뿐이다. 신처럼 신의 계시에 따라 움직이는 삶과 거역하는 일로 죽음만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삶에 대한 깊은 고뇌를 겪으며 방역차 끼고 사는 한 인간이 죽음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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