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강성남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나비/ 강성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회 작성일 25-01-10 12:27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0110)


비/ 강성남


엄마는 나를 꼭꼭 접어 봄 속으로 내보냈다


  괴어놓은 돌이 자주 흔들리는 정릉동 산허리, 새 교실 맨 앞자리엔

고향에 두고 온 책상이 따라와 있었다 버스를 타고 광화문 앞에서

내리면 종로소방서가 보일 거야 청진 약국을 끼고 한옥 담장을 따라가

서울 지리에 깜깜한 나는 아담한 ‘아담’이라는 요정을 용케 찾았다

커다란 나무 대문 안에 연못, 수면에서 반짝이던 물비늘이 일제히 나를

비추었다 마루엔 속저고리만 걸친 여자들이 화투를 치고 세상의 꽃들은

모두 모여 피고 있었다 주인 마담은 내 이름을 안다고, 빳빳한 지폐

한 장을 쥐여주었다 진홍색 모란처럼 온몸이 물들어 나오는 내 귀엔

드르륵 장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열세 살 분홍 원피스엔 자꾸만

꽃가루가 달라붙었다


봄이 그려준 약도 한 장 들고, 봄 속의 봄을 건너고 있다


2025 강성남 시집(당신과 듣는 와인 춤) 13


(시감상)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다는 말이 무색한 정국이다. 어쩌면 봄은 요원한 봄이 될지도 모른다. 계절은 어김없이 올지언정 가슴은 아직 봄을 받아들일 공간이 없다. 열세 살 분홍 원피스의 날개를 가진 나비들이 꽃을 사모하는 동안 여름이 올 것이다. 세상의 이치는 시계와 같은 것인데 역행하려는 사람과 도심의 응원봉 불빛과 외침과 함성으로 인해 이 못난 겨울이 아궁이부터 달구고 있다. ‘화무십일홍’의 진리를 깨우친다면 봄은 쉽게 올 것이다. 꼭꼭 접어놓은 날개를 활짝 펴고 싶다. 연두색 들판의 온도를 체득하고 싶다. 오늘은 깨지만 내일은 다시 꾸어지는 것이 꿈이다. 봄이 그려줄 약도 한 장 얼른 손에 쥐고 싶다. 나비가 되고 싶다. 분홍 원피스를 입은. (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강성남 프로필)

농민신문 신춘문예, 전태일 문학상, 전 국어논술 강사, 2025 시집(당신과 듣는 와인 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827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16 1 07-07
48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 01:55
48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 02-09
48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 02-08
482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 02-08
48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 02-08
48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 02-08
48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 02-06
48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2-03
48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 02-02
48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 02-01
48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2-01
48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1-29
48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1-27
48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1-25
48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1-24
48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1-23
48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1-21
48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1-19
48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1-19
48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1 01-19
480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1-18
48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1-16
48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1-15
48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1-12
48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1-11
48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1-11
48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1-10
47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 01-10
열람중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1-10
47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1-10
47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 01-09
479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1-09
479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1-08
47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 01-08
47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1-08
47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1-07
47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1-07
47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1-06
47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 01-06
47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1-05
47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 01-05
47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 01-04
47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1-04
4783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1-01
478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12-31
47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12-29
47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12-29
477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12-28
47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12-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