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박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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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0720』
매미/박숙경
자주천인국 무너지는 사이
뚱딴지꽃이 나타나요
천지사방으로 잠자리는 땡볕을 옮기고요
늘 그랬어요, 가는 날이
장날
여기저기 체험놀이를 하는 사이
막다른 골목 옥탑방 부패된 시신 발견
여기저기 구멍들이 태어나요
최선을 다해 울었지만
사방이 방음벽인 여기
그들의 귀는 듣고 싶은 것만 들릴 테고요
손바닥은 뒤집기 편한 모양새죠
안주머니에서 재빠르게 사망진단서를 꺼낼 수도
뒤집어씌울 수도 있고요
공범은 대체 어디에?
바람은 홀리듯 폭염을 뱉고 지나가고요
2025 시집 (오래 문 밖에 세워 둔 낮달에게 114쪽)
25.07.21 (김포신문 기고)
(시감상)
전국에 200년 만의 폭우가 내렸다. 아직도 비는 제 속내를 드러내면 마을을 할퀴고 있다. 여름마다 장맛비에 몸살을 앓는 사람과, 가축과, 땅과, 산과 숲. 복구하기까지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야 할까? 본문에 나오는 자주천인국 꽃이 장마에 휩쓸려갔다. 이제 폭염이 닥치면 인고의 시간을 거친 매미가 울 것이다. 더운 여름을 힘겹게 울어대는 매미의 종족 본능. 고독사와 매미, 나도 묻고 싶다. 도대체 이 모든 인과관계의 공범은 어디에 있는지? 이제는 더 이상 사후 약방문을 쓰지 말아야 하는데. 여름은 요원하게 길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칼럼리스트)
(박숙경 프로필)
경북 군위, 동리목월 신인상, 시집(날아라 캥거루) (그 세계의 말은 다정하기도 해서) (오래 세워둔 낮달에게)

박숙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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