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바다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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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바다 /김소연
우리 다음 생애에 다시 만나면
이렇게 잘 닦여진 길 안에서 하염없이
걷고 걷고 또 걷고... 그러지 마요
길을 버리고 걸어가요
바다로 걸어 들어가요
넓은 앞치마를 펼치며
누추한 별을 헹구고 있는
나는 파도가 되어
바다 속에 잠긴 오래된
노래가 당신은 되어
[김소연 시집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1993년 「현대시사상」으로 등단
[얼기설기]
바람아 내 연을 날려줘~~ 어느 노래가사처럼 다음 생은 저 멀리 더 멀리까지 가 보리라.
당신과 함께 밥상을 앞에 두고 소박한 웃음을 웃으리라.
시인은 잘 닦여진 길을 가지 말자고 한다. 현실에 순응이란 길을 택한 것인가 힘든 마음, 힘든 사랑을 버리고....
누추한 별이 되고 바다에 잠긴 노래가 되어 살아보고 싶다는 시인은 이루어지지 못할 꿈에 애끓는 마음이었을까?
그러기엔 시가 너무 평온하다.
들끓던 청춘 다 지나고 이제 남은 곰삭을 시간은 맛있는 어리굴젓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사랑은 삮아도 차 지지 않을 것 같은 ........ 나의 시간은 어리굴젓 만큼 맛도 없는 절여진 배추잎 같이 시들시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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