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外島)*/배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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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1102』
외도(外島)*/배재경
외도를 꿈꾸는 사내
언제나 그날만을 생각하며 분기탱천해있다
이번에는 제대로 즐거움을 만끽하리라
그 부드럽고 쫀득한 살결들을 잊을 수 없다
어둑어둑, 밤의 테러분자 네온들이 활개 하는 저녁
사내는 외도에 젖어, 홀로 주점을 찾는다
다시 완벽한 외도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터였다
부들부들 떨리는 그 기억을 떠올리며
아내는 깊게 깊게 잠이 들었고
살금살금 집을 빠져나와 줄기차게 새벽을 달려 찾아들었던
그 황홀한 출렁임을 넘어 끊임없이 탐닉했던
겨울 영등철** 격정적 뜨거움을
밤을 허물며 솟구쳐 오는 미명의 바다가 온몸을 휘감는다
두 손이 으스러지도록 부여잡았던 절정의 클라이막스를
되새김질하는 사내,
마구 출렁인다 다시금
그날의 흥분으로 속곳이 다 젖어든다
사내, 주말의 외도를 꿈꾸며 행복하다
*외도: 경남 거제시 해금강에 있는 섬.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곳
*영등철: 음력 2월을 말한다. 낚시꾼들에게는 대물 감성돔을 낚을 수 있는 절호의 시기
(시감상)
누구나 외도를 꿈꾼다. 성별의 구분 없이 지루한 관념이나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만의 신세계를 꿈꾼다. 어쩌면 그것은 일탈일 수도 있고 사람의 속성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정말 필요한 것이 외도라는 생각도 해 본다. 외도는 섬이다. 릴을 던지거나 속 깊은 바다를 보며 나를 달래거나 마음의 위안을 찾는 곳이다.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그 외도가 아니다. 외도를 외도라는 섬에 빗대어 외도의 감정을 말하는 시인의 시선 속에서 나의 외도는 어디에 존재하는지 찾아보고 싶다. 부드럽고 쫀득한 살결을 가진 바다를 찾아가 보자. 하루 이틀 외도한다고 찾을 사람도 이젠 없다. 오히려 권장한다. 아득했던 날의 열정이여! 그걸 찾아 떠나자. 삼등 완행열차를 타고 고래 잡으러 가자. 청춘의 어떤 날처럼.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배재경프로필)
경북 경주, 1994《문학지평》활동. 시집 『그는 그 방에서 천년을 살았다』『하늘에서 울다』『절망은 빵처럼 부풀고』, 현재 계간 『사이펀』 발행인.

배재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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