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 고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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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81회 작성일 15-11-09 15:04본문
멜론
고성만
치사량의 그리움에 몸서리쳐본 사람은 알지 지나치게 쓴맛도 지나치게 단맛도 좋지 않다는 것을
단 한 번 입맞춤을 순금으로 간직한 사람은 알지 견뎌야 할 그 무엇 누리고 싶은 그 무엇이 있다는 사실
마음 머문 자리마다
꽃 핀다
까칠한 피부 그물망 무늬 정글처럼 뻗어나가는 순과 잎 사이 탐스럽게 밀어 올리는 꿈
느닷없이 쏟아지는 비에 온몸 적셔본 사람은 알지 자기가 뜨거워지지 않고서는 남을 덥힐 수 없다는 사실
숙성한 슬픔의 맛을 본 사람은 알지 무릇 살아 있는 존재는 따스하다는 것을
고성만 시집 『마네킹과 퀵서비스맨』에서.
}감상{
밖엔 가을이 지천으로 흩날리고 있는데 이제 막 폭발한 박주가리 깃털을 타고
시집 한 권 날아왔다.
"내 마음의 변방엔 늘 비가 내리고 안개 자욱하지 질컥질컥 젖은 신발 신은 채 세상의 끝으로 가는 배를 탔어"
처럼,
햇무리진 눈부신 문장들이 빼곡하다.
자주 들여다보며 시집 보내온 가인을 맞이해야겠다.
고성만
치사량의 그리움에 몸서리쳐본 사람은 알지 지나치게 쓴맛도 지나치게 단맛도 좋지 않다는 것을
단 한 번 입맞춤을 순금으로 간직한 사람은 알지 견뎌야 할 그 무엇 누리고 싶은 그 무엇이 있다는 사실
마음 머문 자리마다
꽃 핀다
까칠한 피부 그물망 무늬 정글처럼 뻗어나가는 순과 잎 사이 탐스럽게 밀어 올리는 꿈
느닷없이 쏟아지는 비에 온몸 적셔본 사람은 알지 자기가 뜨거워지지 않고서는 남을 덥힐 수 없다는 사실
숙성한 슬픔의 맛을 본 사람은 알지 무릇 살아 있는 존재는 따스하다는 것을
고성만 시집 『마네킹과 퀵서비스맨』에서.
}감상{
밖엔 가을이 지천으로 흩날리고 있는데 이제 막 폭발한 박주가리 깃털을 타고
시집 한 권 날아왔다.
"내 마음의 변방엔 늘 비가 내리고 안개 자욱하지 질컥질컥 젖은 신발 신은 채 세상의 끝으로 가는 배를 탔어"
처럼,
햇무리진 눈부신 문장들이 빼곡하다.
자주 들여다보며 시집 보내온 가인을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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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느닷없이 쏟아지는 비에 온몸 적셔본 사람은 알지 자기가 뜨거워지지 않고서는 남을 덥힐 수 없다는 사실
숙성한 슬픔의 맛을 본 사람은 알지 무릇 살아 있는 존재는 따스하다는 것을 "
시제를 왜, 멜론이라 했을까.. 생각하다가
가장 지극한 사실에 무릎을 쳤다
그래, 멜론도 먹어 본 사람이 그 맛을 아는 게지
정직하고 함축성 있게 표현되는 심경은
언제나 감동입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권의 시집을 엮는 일은 시와 연애하다 시집 보내는 거다,
신방에 든 새악시처럼
어떤 세계로 진입하는 것이겠고 또 신선한 첫경험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독자와 조우하는 것이니 말이지요.
성실하게 시작하고 또 연혁을 꾸리면
보람도 있겠다 싶은데, 은근 부럽네요. 갓 부화한 문장들이
살뜰히 살아있어 맛있게 읽고 있는 시집.
'강추'합니다.
가을 결실 그득하시길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