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 장석주 > 추천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추천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추천시

(관리자 전용)

 ☞ 舊. 추천시

 

■ 엄선된 시를 중견작가의 시평 등과 함께 감상하는 공간입니다

첫눈 / 장석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659회 작성일 16-11-26 21:15

본문


winter-260817__340.jpg


 

장석주

 

 

첫눈이 온다 그대

첫사랑이 이루어졌거든

뒤뜰 오동나무에 목매고 죽어버려라

 

사랑할 수 있는 이를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첫눈이 온다 그대

첫사랑이 실패했거든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눈길을

맨발로 걸어가라

맨발로

그대를 버린 애인의 집까지 가라

 

사랑할 수 없는 이를 끝내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다.

 

첫눈이 온다 그대

쓰던 편지마저 다 쓰지 못하였다 할지라도

들에 나가라

 

온몸 얼어 저 첫눈의 빈 들에서

그대가 버린 사랑의 이름으로

울어 보아라

 

사랑할 수 없는 이를 사랑한

그대의 순결한 죄를 고하고

용서를 빌라       

  

[감상]

첫사랑, 생각만 해도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명치 끝이 먹먹해지는 그런 단어다.

사람들은 철부지 시절의 풋풋한 첫사랑’을 왜 쉬이 잊지 못하는 걸까

러시아의 심리학자는 이와 같은 현상을 자이가르니크(Zeigarnik)’

증후군이라 설명하고 있다.

이뤄지지 못해 가슴 아프고 미완성으로 남아 더 아름다운 사랑,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찾아오는 투명한 슬픔,

그것이 첫 사랑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첫사랑만큼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다뤄지는

소재도 없을 것이다.

영화 러브레터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등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아직도 아련한 첫사랑의 전형으로 기억되고 있다.

시인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끝내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얘기한다.

진정한 사랑은 청춘을 걸고, 목숨을 걸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말이다.

인스턴트 사랑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그와 같은 사랑이 있기는 한 걸까

늘 첫눈의 풋풋함으로 기억되는 세상의 모든 첫사랑에게 가끔은 안부라도 전해보자

나는 잘 지냅니다잘 지내시지요. 잘 지냈으면 해요. 정말로...

(양현근 / 시인)

 

 

추천1

댓글목록

to밤하늘님의 댓글

profile_image to밤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 할 수 없는 이를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말, 정말 큰 위로가 되네요.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이지만 저는 멀리서라도 바라보며 사랑하겠습니다.

Total 36건 1 페이지
추천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6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6 2 12-17
35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0 1 12-17
34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6 3 12-17
33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7 1 12-30
32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0 1 12-30
31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9 1 12-30
30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3 1 12-30
29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7 2 12-30
28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4 2 08-13
27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6 1 08-13
26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0 1 08-13
25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9 3 05-24
24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9 1 05-24
23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0 2 02-26
22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5 2 02-26
21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5 2 01-22
20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79 2 12-26
19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17 2 11-30
18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5 1 10-29
17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4 2 09-22
16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2 1 08-20
15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9 1 07-20
14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4 1 06-20
13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4 1 05-31
12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10 1 05-23
11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7 1 05-23
10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08 1 01-06
9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2 2 01-05
8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0 1 01-05
7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4 1 01-04
6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0 1 01-04
5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0 1 01-04
4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70 1 12-27
3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36 1 12-02
열람중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0 1 11-26
1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1 1 11-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