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 권덕하 > 추천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추천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추천시

(관리자 전용)

 ☞ 舊. 추천시

 

■ 엄선된 시를 중견작가의 시평 등과 함께 감상하는 공간입니다

못 / 권덕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51회 작성일 15-11-10 09:38

본문

    못 / 권덕하

 

 

옥탑 다시 환하다 어느 이주자 불 들인 모양인데 웃풍에 설핏 잠 깨면 하얀 입김에 낮은 천장 꽃무늬 실려 있어 처음엔 낯설 것이다

 

시린 햇살의 국경 넘어 와 벽지에 이울던 남십자성 별빛, 막막할 때 눈길 머물던 그 자리

 

벽 먼지가 그려놓은 사진틀이 숨표로 변한 못 자국에 걸려 생의 얼개만 남았는데

 

실 평수에 들지 못한 꿈에 박혀 한 땀 한 땀 십자수 놓아갈 형틀 파인 몸, 몇 바퀴 더 틀면

 

가족사진 걸 힘도 생길 것이다

 

 

- 권덕하 시집 생강 발가락

 

 

 

 전세난이 심각하다.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추세다. 이에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집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어느 이주자가 옥탑에 불을 들였다. 누군가 잠시 살다 이사를 한 방, 잠을 자다 웃풍에 설핏 잠 깨면 하얀 입김에 낮은 천장 실려 있는 꽃무늬와 마주한다. 그 낯선 벽에 먼지가 그려놓은 사진틀이 있고 숨표로 변한 못 자국에는 누군가의 생의 얼개만 남아있다. 이내 어둠은 그 두께를 알 수 없이 몰려오고 나는 어쩌다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했는가, 저 수많은 빌딩 속 아파트 한 채 내 집이 아닌가, 온통 마음 시릴 것이다. 막막할 때마다 저 너머 눈길 머물던 별빛 생각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실 평수에 들지 못한 형편도 한 땀 한 땀 땀을 흘리며 몇 바퀴 틀면 텅 빈 못 자리에 가족사진 걸 힘이 생길 터.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 따뜻한 내 집 한 칸 마련할 날 멀지 않을 것이다. /서정임 시인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4건 1 페이지
추천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4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52 1 11-17
53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19 1 11-24
52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71 1 01-06
51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44 1 12-29
50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1 1 11-03
49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45 1 05-23
48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38 1 10-27
47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33 1 10-20
46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19 1 11-26
열람중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52 1 11-10
44
등 / 박일만 댓글+ 3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38 1 12-15
43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01 2 12-26
42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92 1 12-27
41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48 2 11-30
40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87 1 05-23
39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2 1 12-22
38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68 2 08-13
37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7 1 12-01
36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7 1 05-31
35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6 2 02-26
34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3 1 10-29
33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5 1 12-30
32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0 1 01-05
31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5 1 07-20
30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0 1 12-02
29 서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9 1 12-08
28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1 1 01-04
27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3 1 11-26
26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4 2 01-05
25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7 2 12-30
24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8 1 01-04
23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2 3 05-24
22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1 1 05-24
21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3 2 01-22
20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9 2 09-22
19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0 1 08-20
18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8 1 06-20
17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0 2 08-13
16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8 1 01-04
15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1 1 12-30
14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7 1 09-19
13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5 1 08-13
12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9 1 12-30
11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9 2 02-26
10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6 1 08-28
9
징 / 박정원 댓글+ 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2 3 12-21
8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4 0 10-08
7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6 2 12-17
6 양현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4 1 12-30
5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2 1 11-1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