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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시현실> 신인상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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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61회 작성일 17-11-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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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시현실신인상 당선작

 

 

자라는  턴테이블  외  4

 

이명선

 

 

한쪽으로 기우는 나무의 심장

어떤 힘으로 자라는 날씨의 끝은 언제나 당신을 편애하지

 

당신의 주머니 속 세상은 촘촘하고 그늘져

그 허밍으로 풀어써야 할 말에서 나는 멈춰있지

 

내가 닿아야 할 곳이 처음인 척

트랙을 따라 흘러가는 기분이 깃발인 척

한쪽을 편애하려는 막막한 세상의 한쪽 같은 나무야

 

쏟아지는 발성에서 희망은 연습

점과 선으로 사이 없이 그린 그림을 걸어 놓고

당신과 나는 숫자로만 오늘을 이야기해도 될까

 

점점이 관계하거나 점점이 자라는 노래들

 

당신의 일과에 깔리는 낮은 음성은

한 사람에게는 처음이고 나에게는 마지막이 될 노래 같아

 

나무와 체온을 나누던 바람은 누구의 편이 될까

 

우리가 한때였다면

캄캄하게 우는 숲을 길렀을 거야

바람의 촉으로만 나무를 부르는 숲이 되겠지

 

그때도 우리는 속도를 조절하며 서로를 건너고 있을 거야

 

한쪽으로 기울어진 간발은 몇 계단을 뛰어오르고

나무와 나무 사이로 밟히는 햇빛

연주 전 기다릴 줄 아는 음악가처럼 젖은 트랙의 절반을 나는 남겨두었지

 

 

이방인

 

 

 

그믐이었지 달의 홍채는 빛이 났어 갠지스에서 전염병처럼 바람이 불어와 화염에

몸을 씻고 하나뿐인 빌리는 종적을 감췄지 망루에 올라간 사람이 붉게 흔들렸어

강은 어떤 어둠을 방언으로 채울까

 

당신은 왜

이곳에서 망자로 남으려 하지

 

급하게 죽든

급진적으로 죽든

죽은 자들은 부활을 꿈꿔

 

누구도 끼어들지 않았어 동트기 전 동쪽에서 나팔 소리가 들렸거든 정원사 빌리는

긴 로브 자락을 끌며 은둔자처럼 마을 밖에서 살아 떠버리 빌리와 연쇄적 빌리는

마을에 남기로 했지 젊은 빌리는 한 명뿐이라서 모두들 나팔을 불며 떠나가고 마을에

남은 노인과 아이들 입엔 동전을 넣어 주었지

 

까마귀의 눈으로 나무처럼 말하는 아이야

오늘은 누구의 목소리로 끝없이 노래를 부를 거니

 

머리를 서쪽에 두고 잠이 들었지 꿈에서도 까마귀는 무리 지어 날고 있어서

말귀가 닫히면 손과 발은 묶이고 갠지스에 입을 헹궜어 마지막으로 눈과 이마를

정화시켰지

 

벽제도

이곳 갠지스도

사람이 항렬에 따라 죽지는 않는다고 연기는 매웠어 화장터에는 망자의 배가

있고 가끔 개가 사람을 물기도 했지

 

언제나 붉게 이글거리는 빌리가 있었어

 

 

 

 

스테인드글라스

 

 

 

어떤 부름은 유사하여 유동적입니다

 

응시하는 신은 높은 곳에 있고

나는 거룩함에 매진하고 있는 종탑 아래입니다

 

내려다보고

견딤을 아우르는 사이

 

정오의 타종

정오의 타종을 물어간 새

 

새의 외형은 날개가 아니었으므로 빛에 부딪혔습니다

 

손을 내민 자

내민 손을 거두는 자

고백체로 떨어지는 한순간의 날개 또는 빛

 

간극은 오갈 데 없는 세상 밖을 데려와 메웠습니다

지상의 종잇장 같은 슬픔이 모여 뜨거워지고

 

지붕이 녹아내립니다

서 있는 것은 모두가 까치발입니다

 

하루 지나 하루만 만져질 전능

 

어떤 참회는 참 편리해

검은 얼굴로 창을 가려도 투명해지는 얼굴

 

붉게 물든 천장과 새의 양식은 고딕입니다

누구의 부음에도 답 한 적 없는 경전입니다

 

 

 

이니셜을 새기는 일

 

 

싹둑

 

생각이 머물다 풀리면

그로부터 믿음과 미움은 바이러스처럼 자라나

 

깊은 눈

협곡을 오르는 줄기가 자라는 방

방이 낙하하는 속도감으로 다시 물들 수 있을까

 

잘 안다는 생각에

자꾸 게을러지는 것이 함정이라며 내밀해지는 방의 내부자들

 

하늘을 봤지

흑백의 방에서

 

무엇을 올려 본다는 것은 색다른 놀이를 기억하는 즐거움

앞뒤 재지 않는 너를 향한 나의 편집

 

난색으로 물든 아침

난청의 웅덩이에서 몸을 적시는 나비가 있었지

 

나비야

사소한 나비야

물에 비친 실루엣까지 날아오르렴

 

너의 결대로 바람대로 젖은 잎으로 비문을 펼쳐 놓고 흔들리는

 

어떤 색이 좋아요

척척하게 물어올 때

 

구색에 맞게

몇 가닥의 올이 풀어지는 소리가 들려

 

나의 몸에 너의 이니셜을 새기고 나서야

 

 

맹반*

 

 

고양이의 두 눈으로 보면 지금은 빛이 점멸하는 시간

누군가의 입김이 필요합니다

당신은 호기심으로 빚어진 난간의 표정

자주 한쪽 귀를 문지르는 것이 한쪽으로만 질문을 받겠습니까

그루밍 하는 그림자를 쓰다듬어도

좀처럼 무릎의 동선을 알아볼 수 없어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일도 모레도 꼬리의 복수도 불쑥 사라지는 정면까지도

 

때로는 진실이 맨발로 낙차를 계산하는 빗물이라면

기꺼이 반경 내에서 빈번해질 텐데

 

수없이 찍힌 손금을 지우며 어둠 속에서 무리 지을 텐데

가느다란 잠을 붙잡고 정면을 일으켜 세울 텐데

 

우리는 짝짝이 걸음을 걷고 있었지

작은 구령으로 보폭을 맞추는 저녁이 오드아이**라면

함구의 빛은 어떤 역설로 빛날까

 

초점 없는 아이가 사력을 다하는 저녁

종일 나는 벌서고 있는 아이처럼 당신 곁에 앉아 겉을 핥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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