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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서울신문>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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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8회 작성일 18-01-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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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_ 정말 먼 곳 / 박은지

 

 

정말 먼 곳

 

  박은지

 

 

멀다를 비싸다로 이해하곤 했다 
우리의 능력이 허락하는 만큼 최대한 
먼 곳으로 떠나기도 했지만 
정말 먼 곳은 상상도 어려웠다 

그 절벽은 매일 허물어지고 있어서 
언제 사라질지 몰라 빨리 가봐야 해 
정말 먼 곳은 매일 허물어지고 있었다 
돌이 떨어지고 흙이 바스러지고 
뿌리는 튀어나오고 견디지 못한 풀들은 
툭 툭 바다로 떨어지고 
매일 무언가 사라지는 소리는 
파도에 파묻혀 들리지 않을 거야 
정말 먼 곳을 상상하면 불안해졌다 
우리가 상상을 잘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의 상상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알 수 없었고 
거짓에 가까워지는 것만 같았다 
정말 먼 곳을 상상하는 사이 정말 가까운 곳은 
매일 넘어지고 있었다 정말 가까운 곳은 
상상을 벗어났다 우리는 
돌부리에 걸리고 흙을 잃었으며 뿌리를 의심했다
견디는 일은 떨어지는 일이었다 
떨어지는 소리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정말 먼 곳을 상상하며 정말 가까운 곳에 서 있었다
그래야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심사평] 수사 과잉의 피로감 속 간결미 돋보여

 

이문재·나희덕

2000년대 이후 서정시의 갱신은 탈주체의 문제나 문법적 해체와 맞물려 진행되어 왔다. 본심에 올라온 열다섯 명의 작품들에서도 그런 변화가 확연히 느껴졌다.     


주체가 불분명한 진술들과 지나치게 비틀어서 소통 불가능할 정도의 문장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하지만 그러한 단절과 비약이 항상 새로움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닌 듯하다. 이규진, 남수우, 장희수, 박은지의 시들은 새로운 어법을 보여 주면서도 나름대로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박은지의 ‘정말 먼 곳’을 당선작으로 뽑게 된 데에는 과잉된 수사가 주는 피로감 속에서 그의 간결하고 명징한 언어가 상대적으로 돋보였기 때문이다. 다른 투고자들보다 작품의 편차가 크지 않고 전체적으로 안정된 호흡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신뢰감을 갖게 했다. 

박은지의 시에는 특히 ‘장소성’에 대한 예민한 의식과 상상력이 두드러진다. “정말 먼 곳을 상상하는 사이 정말 가까운 곳은 매일 넘어지고 있었다”는 진술처럼, 시적 화자는 여기와 저기, 현실과 상상, 나타남과 사라짐 사이에서 진자운동을 계속한다. 서로 대립되는 사물이나 세계를 오가며 균형 잡힌 사유와 감각을 보여 주는 그의 시는 현실을 손쉽게 이월하지도, 거기에만 사로잡히지도 않는다. 

절벽과도 같은 현실을 견디면서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힘을 잃지 않는 것, 그 리드미컬한 힘으로 그는 ‘정말 먼 곳’까지 갈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시적 여정을 기대하며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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