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현대문학>신인추천 당선작 > 공모전 당선작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공모전 당선작

  • HOME
  • 문학가 산책
  • 공모전 당선작

        (관리자 전용)

 ☞ 舊. 공모전 당선작

 

주요 언론이나 중견문예지의 문학공모전 수상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2016년 <현대문학>신인추천 당선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50회 작성일 16-06-23 10:53

본문

2016년 <현대문학>신인추천 당선작

 

안식/ 정우신


죽은 자의 가슴 위에 석류를 올려놓았다

지상의 한 칸에서 식어가던 그림자가 나무 그늘로 들어가 몸을 데웠다

손톱이 없는 아이들은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서로 주고받았다

빛이라는 가장 긴 못에 박혀 어둠의 심장에서 뿌리의 모양으로 말라가는 사내

석양이 호수에 눈물을 뱉어내면 분수는 슬픔을 동그랗게 밀어 올렸다

허공의 눈을 찢으며 날아가는 새떼들

새의 눈이 얼굴 위로 쏟아지면 쥐가 달려와 안개의 떫은 맛을 골라냈다

숲 속에서 아이들은 석류을 들고 망치질을 했다 말이 없는 두 발목을 종이로 감쌌다

죽은 나무 안에 누워본다

뿌리는 어둠을 키우며 나를 뱉어낸다




/ 정우신


움직이는 것은 슬픈가.
차가운 것은 움직이지 않는가.

발목은 눈보라와 함께 증발해버린 청춘, 다리를 절룩이며 파이프를 옮겼다. 눈을 쓸고 뒤를 돌아보면 다시 눈 속에 파묻힌 다리, 자라고 있을까.

달팽이가, 어느 날 아침 운동화 앞으로 갑자기 떨어진 달팽이가 레일 위를 기어가고 있다. 갈 수 있을까. 갈 수 있을까. 다락방에서 반찬을 몰래 집아 먹다 잠든 소년의 꿈속으로. 덧댄 금속이 닳아서 살을 드러내는 현실의 기분으로

월급을 전부 부쳤다. 온종일 걸었다. 산책을 하는 신의 풍경, 움직이는 생물이 없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없다. 공장으로 돌아와 무릎 크기의 눈덩이를 몇 개 만들다가 잠에 든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슬픈가.
가만히 있는 식물은 왜 움직이는가.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84건 1 페이지
공모전 당선작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53 0 07-06
2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1 0 10-18
2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8 0 01-04
2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07 1 09-16
2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5 0 07-06
2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2 0 01-04
2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4 0 09-07
2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2 0 10-01
2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77 0 11-19
2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4 0 06-02
2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0 0 01-03
2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4 0 07-13
2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1 0 07-13
2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1 0 07-06
2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9 1 07-06
2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1 0 09-08
2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5 0 01-04
2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0 0 07-06
2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6 0 07-06
2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7 0 07-06
2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3 0 07-08
2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2 1 07-06
2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4 0 05-18
2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8 0 11-19
2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0 0 01-04
2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7 0 08-25
2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3 0 07-06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1 0 06-23
2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2 0 07-06
2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2 0 09-08
2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2 0 01-04
2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1 0 11-19
2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2 0 01-04
2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0 0 07-06
2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2 0 05-18
2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0 0 07-06
2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0 0 11-19
2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5 0 07-06
2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8 0 07-06
2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5 0 10-19
2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7 0 06-11
2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8 1 07-13
2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4 0 04-05
2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3 0 07-06
2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4 0 10-18
2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2 0 07-06
2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9 0 01-04
2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4 0 01-04
2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0 0 01-04
2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3 0 09-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