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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희 시인의 산문집 - 슬픔이 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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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4회 작성일 20-06-0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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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희 시인의 산문집 슬픔이 익다


  

안영희 문예바다 | 2020. 6. 15 | 216페이지 | 153×224㎝ 양장본 값 15,000

ISBN 979-11-6115-096-3

 

 

출판사 책 소개

 

안영희 시인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그동안 써 온 산문을 책으로 묶었다.

여느 수필가들의 수필처럼 구구절절 풀어낸 글이 아닌고통을 겪고 나서 익은’ 그만의 직관력과 예리한 감성적 언어로 걸러낸 편편이 산문이 아니라 장편의 대서사시를 읽는 듯하다.

몇 날 며칠 커피를 앞에 놓고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 끝에 시인을 다 알아 버린 느낌을 주는 산문집이다.

 

더는 감추고 기다리고 저금해야 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

전쟁이 찢어 놓은 유년으로부터 참 갖가지로 뒤집히며 변천한 시대들을 살았고……오늘은 디지털 광속의 문명에게 파도가 칠 때마다 깨져 젖혀지고 있는 세상의 가장자리이다.

 

이쯤해서 그만 혁명처럼 창고들을 정리하고 저 뒤란 내 흙마당에게로자연에게로 마음의 이삿짐을 싸면서생애토록 쓰여졌던 먼지 속 산문들을 호명해 한 권의 책으로 엮는다.

때로 목울대 뜨거워져도 결코 가닿을 수 없는 느리게의 시절내 그리움의 정처들에게 늦은 편지를 띄우듯이젖혀져 유독 아프게 디뎌 와야 했던 내 성장사 또한 저 홀로의 개인사에 그치는 일이 아님을 이제 판독함으로조금치나마 내 살고 가는 시대의 증언이 되어주기를 희망하며.

― 「작가의 말」 중에서



정복선 시인의 슬픔이 익다』 서평

 

무한창공에 겨자색 등으로 피는 시인의 길

안영희 시인의 산문집 슬픔이 익다

 

정복선

 

 

붉디붉은 한숨이 핀다잇따라서 피어난다시인 안영희가 한 생애를 살아오면서 춘설 난분분한 눈밭에서 토하듯 피워 올린 꽃송이들이다뚝뚝 선혈처럼 떨어져 버린 꽃송이들이다.

한 시인으로서예술가로서내장된 응혈의 슬픔을 선뜻 내비치기가 쉽지는 않은 일어머니이자 아내의 자리를 성실히 지켜 왔으므로이제는 더는 감추고 기다리고 저금해야 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는 말을 이해하겠다.

 

1990년에 시인으로 등단하여 그동안 어쩌자고 제비꽃(천년의시작, 2016) 등 6권의 시집을 상재, 2005년엔 경인미술관에서 흙과 불로 빚은 ’ 도예 개인전을 열어 우리를 놀라게 하더니현재엔 문예바다』 편집위원으로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그가 산문집을 냈다필생의 작업으로써의 한 권의 산문집이라니책 곳곳에서 그저 가열한 예술가로서의 내면 풍경과 슬픔이 내장된 아름다움또 무구한 인간다움 등에 감동하고 만다.

 

도예전에서 몇 년 동안 성신여대 언덕을 오르내리며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을 마주했을 때도예로 태어난그의 붓끝에서 흘러나온 심미적 깊이와 더불어 한 생애에 대한 자기애와 남다른 조형미에 감탄해 마지않았었다그의 손자국과 한순간의 사색의 멈춤인 도예접시 둘을 아직도 내 책상머리에 두고 있다그의 여동생도 서양화가이고 작년에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가진 걸 보면 집안내력이 아닌가평생의 애증의 고리에서 풀려나 아버지는 드디어 그가 지은 집에 묻히셨나 보다. “잔디밭 아랫마당의 나무 아래 뼛가루로 묻은 부모님께김 오르는 따뜻한 떡국을 해드리기 위해 시골집에 온설 전날의 저녁이다.”라는 구절을 보니.

어딜 가서나 남보다 이른 새벽에 산책을 나가는 그 부지런함은 늙은 지구가 어떻게 아침마다 묵은 때를 안개와 이슬에 씻고 어린애처럼 해맑게 태어나는지를 그 현장에서 확인하며함께 부풀며 함께 발아하는 우주의 순환의 신비를 그가 누리는 방법인 것이다또한 5평짜리 주말농장에서 발전하여 전원주택을 직접 지어서 텃밭을 가꾸며 바치는 사무친 자연 사랑도 대단하다커다란 창문데크에서 잔디로잔디에서 화가 동생의 아틀리에로다시 밭으로 연결되는 적요한 그곳에 왜 그가 온갖 애정을 쏟으며 주말마다 가려 하는지 알 듯하다.

 

나 이른 아침 혼자 터덕터덕 빈 길을 가는 인도의 소처럼나를 방목하라는 내 목숨의 요구는내 안의 자유혼이 오랜 길들여짐으로부터 풀려나고 있음을 증거하고한 존재가 비로소 자연에게로 원위치하고 있는 것이라나는 믿고 있다.

― 「방목에서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었을 법한 첫사랑에 대한 각별한 애틋함은 마치 흰 목련꽃처럼 때 묻지 않았던 우리 모두의 젊은 한 시절로 불려가게끔 하는 마술을 부린다.

 

남보다 먼저 대책 없이 터져 나와서는 다 지나간 듯 숨어 있던겨울 게릴라에게 뺨을 맞으며 찢기고 여린 속살 공해에 시달리다가정작 화난방창 축복의 봄 도착해 세상의 꽃들이 한껏 뽐내며 피어날 때 만신창이가 되어 지고 마는애처로운 꽃이 아니던가무릇 첫사랑의 운명이 그러한 것이라 생각한다애무의 감미로운 햇살은 짧고맹세는 덧없는데위해에 가득 찬 엄혹이 본류인 세상에철없이 아무 방비도 없이 순결무지의 속살 모조리 열어맹목으로 달려가는 것.

……

가지 않은 길은 꿈의 부위에 속한다내가 택해 가는 일상이 나를 배반할 때우리는 다 가지 못한 첫사랑이라는 안개 낀 길의 저쪽을 그리움으로 배회하는 것은 아닐까대저 삶이란 태반이 지루하거나 고통스럽고 때로는 사막에 던져진 듯 처절하게 외로운 것이기도 하니까또한 그리 세상모르고 막무가내 티 한 점 없는 흰 목련 첫 송이처럼 피어나던생애의 눈물겨운 순정시대일 것이다우리가 정말로 되돌아가고 싶은 곳은.

― 「그 집 앞에서

 

이렇게 지루하거나 고통스럽거나 고독한 생애를 지나온 지금그토록 오랜 세월 갈망하던 시간과 장소는 바로 그 순정시대로 이름 붙여지는 어느 무한창공일 것이다일생을 기울여서 이르고 싶은 그곳언젠가 먼먼 전생에서 철없이 그곳으로부터 일탈해 온 곳그 원초적 고향은 과연 있는가있다면 어디일까라는 생각에 종종 빠지듯이시시때때로 우리를 매혹시키는 어떤 것이 있다매일의 누추함과 비루함소외감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지 못하는 결핍감슬픔 속으로 난데없이 칼날처럼 예리하게 어떤 징후가 꽂힐 때가 있다.

 

지금도 먹 냄새를 맡을라치면그 고요한 대낮 하얀 한지 창에 쉴 새 없이 사군자를 치던 대밭 그림자가 보인다아무도 없는 한낮 텅 빈 큰 집에서 듣던교향악처럼 밀려가고 밀려오던 대밭 바람소리가 들린다빈집의 빈방에 괸 서늘하고 정갈한 적요가 나를 불러 가던아득한 날이 화안하게 다가온다.

― 「묵향어느 전생이었을까에서

 

이런 수수께끼 같고 비의적인 어떤 순간에 우리는 쓰는 자로 살아가게 된 내 운명을 예고하는 징후를 느꼈는지도 모른다바로 생래적으로 타고난혹은 눈보라를 헤치고서 스스로 택하고 만 시인의 길이다.

 

저절로 이 책이 읽히는 이유는자연과 인간에 대한 순결하고 따스한 애정과인생이란 오랜 항해를 해 본 자만의 지혜로움그리고 비로소 슬픔이 익어서 책갈피에 꽂힌 마른 꽃 같은 추억 내지 사색을 불러내 주기 때문이다간간이 같은 주제의 시가 곁들여 있어서 더 묘미가 있다안영희 시인의 산문 문체는 일단 비명처럼 한숨을 터뜨리고 시작하는 반복적인 호흡법이고 도치법일 때가 많아서 읽을 때 긴장감을 유지한다긴 복문複文은 외국어로 번역하기 힘들겠다며 웃게 만든다그 점이 누가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캐릭터이다.

 

 

차례

 

작가의 말

 

제 

편지

선교사 마을

세상의 모든 아침

감동의 능력

아프리카를 떠나며

간이역

불에 대하여

상처시금치 냄새

그 여자들일체유심조

 

제 

생의 낯설게 하기혹은 알함브라를 찾아서

그 집 앞

울지 않는 아이

방목

오동꽃 피는 마을

내가 찍은 주홍 글씨

동백꽃 현수막

이생의 배역

 

제 

저 무심한 평토

불 꺼진 집

너무 오래된 인연

인생그 기나긴 주행

눈보라

만두

선물

정금

이별에 대하여

 

제 

미술컬럼화가 박복규

상형문자를 해독하다

슬픔이 익다

보이지 않는 것을 위하여

본질비본질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운가

묵향어느 전생이었을까

시집 리뷰-김리영 시집

 

 

작가 소개

 

안영희

-光州에서 출생

-1990년 시집 멀어지는 것은 아름답다로 등단.

-물빛 창

-그늘을 사는 법

-가끔은 문밖에서 바라볼 일이다

-내 마음의 습지

-어쩌자고 제비꽃』 등 6권의 시집을 발표했으며,

-2005년 경인미술관에서 흙과 물로 빚은 ” 도예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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