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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샐러리 - 오광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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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1회 작성일 22-01-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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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 오광석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이상한 나라의 샐러리’(걷는사람)를 최근 발간했다.

출판사는 시인의 두 번째 시집에 대해 “판타지와 블랙유머가 기묘하게 섞인 시 세계를 선보이며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위트를 독자에게 선사한다”고 소개한다. 



 




샐러리맨
오광석

시곗바늘이 위아래로 기지개를 펼 때 활동을 시작하는 그를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이렇게 불렀네 샐러드와 맥주를 좋아해서 부르기도 하고 슈퍼맨과 인척지간으로 여겨 부르기도 하는데 보통사람과 확연히 다른 특성을 가졌네

매일 동일한 행동을 반복한다던가 하루 두 끼만 먹는다던가 두드러지는 건 활동하는 동안 소모되는 에너지로 스트레스를 생산하네 과잉 생산되어 재고가 쌓이면 간혹 발작이나 우울 증세 등 기이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동안은 재고가 쌓이기 전 담배나 커피를 에너지로 전환하여 재충전하네 며칠에 한 번은 알코올을 대량 섭취하여 쌓인 스트레스를 녹이거나 토해내어 말끔히 비우기도 하네

가끔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기도 하네 며칠을 잠을 안 자기도 하고 불가능한 미션을 완료하기도 하며 위기 상황이 오면 다른 이들을 살리기 위해 거리로 나서네 우리 사회에서는 불가능이란 없는 능력자로 여기는데 천의 얼굴을 가진 건지 딱히 누구라고 지칭하기가 어려운 그는 어디에든 나타나네

 

책 속에 거미가 산다
오광석

가늘고 긴 다리를
얇은 종이와 종이 사이에 걸치고
거미줄을 엮어 새집을 짓는다
책갈피처럼 종이 사이에 걸치고 선 거미는
책 속의 주인공처럼 살고 싶어
구석진 중고 세상 낭만적인 삶을 찾아온 거
그리하여 자기 몸처럼
구부정한 글자들과 어울려
기다란 문장 같은 집을 짓는다
이 낭만 거미는 하고많은 책들 중에
하필 시집을 골랐을까
시집을 집어 가면 집도 무너질까
가만히 들여다보는데
거미는 세상의 이치를 깨우친 거
돈의 세상에 하등 쓸모없는
시편들만 나풀거리는 구석진 시집은
결코 움직이지 않을 거라는
숨 막히게 변해 가는 바깥 세계를 떠난 채
은유의 숲이 되어 잊힐 거라는
시집들과 어울려 지은 거미집은
한 편의 시집처럼 보일 거라는

안주철 시인은 추천사에서 “세계의 시간은 오래전에 멈추었다. '고장 난 시계를 보며 차'를 마시는 시 속의 화자들은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일상이라는 감옥을 견디고 있다. 그러나 일상은 만만치 않은 시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시스템을 벗어나자마자 죽음의 세계로 입장해야 하는 하나의 통로이자 문이기도 하다“라며 ”오광석의 두 번째 시집은 일상이라는 느슨한 폭력의 세계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시를 통해 조심스럽게 보여 준다“고 소개했다.

오광석 시인은 책 머리에서 “지친 하루 일과를 끝내고 술을 먹다가 / 토끼를 잃어버렸다 // 술향 가득 핀 얼굴로 / 같이 주정 떨던 미친 토끼 // 둥둥 떠다니던 문들 사이에서 사라져 버렸다 / 수많은 문들 중에 어디로 들어갔을까 / 미친 토끼는 // 토끼가 튀어나올 문들을 / 하나 둘 열어 놓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광석 시인은 제주에서 태어나 2014년 ‘문예바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이계견문록’을 냈다.

134쪽, 걷는사람, 1만원.

출처 : 제주의소리(http://www.jejuso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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