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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네이토 딸기』 / 조연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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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0회 작성일 18-07-1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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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향 시인 시집 『토네이토 딸기』출간

 

 

타는 창문

 

 

서울로 돌아오면서 올려다본 창문 위의 창문

창문이 창문을 타고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불길이 더 번지기 전, 불을 끄고
창문은 밤하늘을 닫고 집을 잠재워야지

불이 꺼지고 커튼이 닫혀도 수박 속처럼
붉은 속살이 흘러넘치는 집

휴게소에서 먹었던 설렁탕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고

활짝 창문을 열어 다 토하고 싶은데 내장을 다 토해내고 싶은데
사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밤 구름

서늘한 달빛이 내 마음의 불길을 건너가네

얼어붙은 시간이 활활 타오르는 창문 위의 창문  

 

------------

 

결빙 너머 

 

 물결로써 꽃 피우려면 꽝광 얼어붙어야 하는지 흐르던

강물이 숨을 멈추었다 앙상한 뼈만을 드러낸 채 강철처럼

단단한 평면 위로 한 세계가 정지되어 가고 있다 흐르면서도

얼고 얼면서 흘러가는 물,  쩡쩡 심호흡을 한다 심호흡 속에

한밤이 하얗게 식어가고 있다

 

 깊은 곳에서 울리는 저 신생대의 울음소리 언제 빙하기가

있었다는 것, 얼을음 깨던 과거의 기억이 있었다는 것을

깨치듯 쩌엉 운다 바람이 이곳을 딛고 저곳으로 건너가고

있다 얼어붙는다고 누구에게나 빙하기라고 할 수 있나

 

 저토록 고요하고 희미한 빛을 빚어낼 수 있을까 새가

날아가다 멈춰 있는 것처럼 한밤중 꽝꽝 소리치면서 의식을

버리는 강물의 환幻을 보았다

 

 얼음 구덩이를 헤치며 둥근 원을 그리고 있는 청둥오리,

그 몸에 온기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의 순간인가 건너가

보지 못한 빙하의 자리 잠시 얼어붙는 듯했다


ㅡ시집『토네이토 딸기』(서정시학, 2018)


 

 

조연향 시인 약력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졸업했으며, 94년 경남신문신춘문예, 2000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제 1초소, 새들 날아가다』 , 『오목눈숲새 이야기』 연구서 『김소월 백석 민속성 연구』 있음 현, 육군사관학교 문예창작부, 경희대 후마니타스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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