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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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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3회 작성일 20-09-09 00:04

본문

 



인어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나는 바다의 밑바닥을 본 적 없지만, 

늘어진 가지 위  

각혈하는 황금빛 망고들이 

나병에 걸린 사실 알고 있다. 열대수 가지를 엮어 

그물을 만들고 집을 짓고 모로 기는 돌게와 가재와 바윗결에 베어져도 

심장이 펄떡펄떡 뛰는 

얽히는 혀에서 혀로 뜨거운

인어의 침이 말미잘에 고이는 것을.  

여름 한나절이 옮아가는  

여름으로 인해 잉태하고 배가 불러가기도 하는 

누이는 투명한 바다에 밑바닥이 없다고 생각한다. 바다로

들어가면 얼굴에 닿는 거울의 자궁벽, 

인어가 얇은 천 아래 알몸으로 지느러미 펄떡이며  

손가락들이 재재바르게 교차하는 

청록빛으로 구운 벽돌 단단한 야자수 껍질 작살로 

아가미를 꿰인 인어가 

난자(亂刺)당한 휘파람소리처럼 

쇠사슬소리처럼 

가볍게 비늘 떨어내며 황토흙 

시큼한 사랑 먹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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