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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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4회 작성일 17-09-08 23:53본문
사회부적응이라는 꼬리표는 어디에도 꼬리를 잘 칠 줄 몰라 늘 머리를 잘리고 사는, 아홉개는 커녕
한 개의 꼬리도 가져 본 적 없어, 붙일 데도 없는 표다. 깨끗한 것을 좋아해 나의 머리와 눈섭은 희고
몸은 마음을 앞서지 못하고, 영혼의 절반은 이미 저 세상에 태어나 있다. 전향수는 꼬리를 잘라주고
비전향수는 머리를 잘라준다는데, 나의 표는 이마에 붙어, 아직 적자 생존을 믿지 못한다. 가끔은 해고
를 해방으로 잘 못 알아듣고, 백만년 전에 퇴화한 꼬리를 태극기처럼 흔들다 엉덩방아를 찧은 날도 있다.
조금씩 철이 들 때 조금씩 여물어져 가던 내가 이제는 철근이 되어 다 지은 세상에는 쓸모가 없다. 저기 또
세상이 있다고, 바닥으로 금새 녹슨 척추를 철거덩 철거덩 누이면 무게 중심을 잃은 행성이 내일로 기운다.
해고 없는 사무실을 꿈꾸며 거미가 쌓는 골조는 한숨에도 뜯기고, 야간 부적응의 부엉이는 어둠을 응시하다
꿈을 뺏기고, 독거는 갈비뼈 하나를 그녀에게 팔아먹기 전, 신의 면전, 태초의 그는 사회부적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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