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음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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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벨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35회 작성일 20-09-19 12:19본문
높은음자리
어둠 속에서 어둠이 어둠끼리 감싸고
건반이 우둘투둘해져도
물 흐르는 소리 들린다
운동화가 젖은 밤을 두들긴다
얼룩이 높은음자리로 튀어 오른다.
물방울과 거품을 섞어 문지르니
표피는 환해지지만
모든 연주가 끝난 후에도
아직 떠날 준비가 안 된 얼룩이 있다
몸까지 옮겨붙은 얼룩
피부를 덮어나가며
몸속에서 어둠이 어둠끼리 감싸도
밤늦도록 운동화는 그늘로 들어가지 못한다
딱딱한 내피에는 무엇이 들어갈까?
빠른 손놀림, 드디어
표피 위로 음표들이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
물보라에 업혀 올라온다
심곡에선 조율사도 악공도 없는 음표들이
스스로 튀어 올라
하얀 표피 위에 경쾌한 음 내려놓고
바닥보다 더 깊은 곳에 몸을 내던지며
깊은 물줄기 따라 흘러간다
눈먼 악공이 흉성((胸聲)을 내지르던 곳에서
벗겨진 하얀 몸 뒤틀리는 소리 들린다.
댓글목록
sundol님의 댓글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다중 多衆의 시인의 시대에 있어서도
특이한 시는 특이한대로,
빛나는 시는 항상 그렇듯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늘, 낮은 음자리의 일상에서 서성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심장 부근에 부딪혀 올 만큼의
높은 음자리가 던지는 절실함과 충격..
신선합니다
벨라님의 댓글의 댓글
벨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한 주간 안녕하셨는지요?
요즘 시를 안 올리신것 같군요...어디 아프신지요?
건강을 기원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