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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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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82회 작성일 20-09-22 06:44

본문



지난 여름 풍경


석촌 정금용





아이의 돌멩이에 유리가 깨졌다 

송사리 물방개 참붕어가 이따금 내다보는 물렁한 유리창이 깨진 것이다

흩어진 평면이 찰나에 반짝였을 뿐 

소리도 파편도 없어 망가진 거울 앞에 선 아이는 그림이 훼손된 줄은 까맣게 몰랐다


다른 손에 쥔 돌을 내려놓자 항의 하 듯 다가선 물 자취가 하얀 종아리를 둥그렇게 둘러쌌고

호수의 푸른 등줄기를 붙잡으려 했던 아이를 그림 속으로 잡아당긴 

물이, 

풍경 속에 아이를 빠뜨려 담은 것이다


밤낮없이 야숙을 일삼아 제 집같이

호숫가에 머물렀던, 차린 코스모스 곁을 빙빙 도는 잠자리만 남긴 여름날은 어느새 짐을 꾸려 떠나버려

찾아 머무는 이 없는 빈 벤치 홀로, 바람을 지우개 삼아 자꾸 고쳐 그리는 풍경을

놓치지 않는  

 

멀찍이 지켜본

내 기억 속에 담겨 지워지지 않는 지난여름 찰랑대는 물가에서 

종아리를 붙들려 어리둥절했던     

어설픈 돌팔매로 그림을 망가뜨린, 제가 그림이 된 줄 모르는 기저귀 찬 엉덩방아를 

서슴지 않았던 그 녀석은 지금 무엇을 하나 


문득, 걸린 사진 속에서 그날을 꺼내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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