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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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18회 작성일 20-09-24 20:20본문
기다림 / 金然正
어릴 적에 기다림은 希望(희망)이었습니다
열 밤을 자고 나면 소풍날이야! 그래! 그래!
그러면 삶은 계란을 먹고, 사이다도 사 먹을 거야!
이십일만 지나면 추석날이야! 그래! 그래!
그러면 송편을 먹고 새 양말을 신는 거야!
한 달만 지나면 크리스마스야! 그래! 그래!
그러면 소나무를 베어다가 성탄장식을 할거야!
두 달이 지나면 한 살 더 먹는다! 그래! 그래!
그러면 떡꾹을 먹고 때때옷을 입는거야!
그리고 그날은 어김없이 그 날에 찾아 왔습니다.
그래서 기다림은 언제고 가슴 설레이게 하는 希望(희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훌쩍 커서는
기다림은 때로 슬픔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달이 지나면 끝이 올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 날에 그 날은 오지 않았습니다
또 다시 두 달이 지나면 올 것이란 말을 들을 때에도
다시금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 날에도 그날은 오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그 날이 언제인지 모른다고 사람들은 말들 합니다
그래도 기다리고자 하니 몸도 마음도 지쳐갑니다
세상에는 기다려도, 기다려도,
그 날에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있음을 비로소 알아갑니다
세월은 빠르게 흘러가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 있음에
마음은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저만치 인생의 노을이 가까워 오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에 기다림은 설레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기다림은 기다림이 아니었음을 깨닫습니다
다 커서야 기다림은 슬픔이요, 그것이 인생임을 알아갑니다
기다림은 언제고 기다림인 것을 이제는 그냥 받아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기다림의 날이 오지는 않았어도
그 기다림 속에 찾아온 것이 있었으니
그 기다림 속에 내가 변해가고 있었음을!
마음은 짙은 커피향 처럼 더 많이 깊어졌고
두 눈은 鄕愁(향수)에 더 깊이 젖어 들어
무지개를 찾아다니다 지치고 상한 길손을
잔잔한 미소로 환영할 수 있는 따스함과 넉넉함이 있는
나 아닌 내가 되었음을 보는 것입니다
오늘도 기다림은 여전히 슬픕니다
이 한날도 내 마음은 더 깊어져가고 넓어져 가겠지요?
짙은 커피향보다 더 깊이,
끝이 보이지 않는 더 넓은 鄕愁(향수)로
댓글목록
소녀시대님의 댓글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삶은 기다림이겄죠 내일이 있어서 오늘의 설렘이 있는 ㅎㅎ
겨울숲님의 댓글의 댓글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예, 그렇게 생각합니다. 희망없는 기다림은 너무 슬프죠. 그래도 기다림은 희망이 있다는 증거겠지요. 그 날이 언제 일지는 몰라도..., 댓글 감사합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웬지 모를 공감의 영역이 많은 듯합니다.^^
창방에서 좋은 활동 많이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추석 명절 잘 보내시구요
겨울숲님의 댓글의 댓글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답신이 늦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