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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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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27회 작성일 20-10-01 08:25

본문

 



허공에 계란 하나를 세워놓으니

바로 서지 못하고 자꾸 기우뚱거린다. 

 

달빛이 투과하여 오는 유리창에 자꾸 금이 간다.


정원 군데 군데 서있는 새하얀 뼈들 

지난 여름을 지나간 수많은 어머니들

조장(鳥葬)의 흔적.

믈의 흐름에 손금을 씻은 

부풀어오른 손과

찢겨나간 청록빛 옷. 


어느 지류에

벗은 몸 엉키어졌나?


너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여 본 적 있느냐?

그렇다면 이 황막한 밤

그 사랑이 돌아와 텅 빈 정원에 빛의 조각들로 

부슬부슬 나리리라.    


코 끝을 지나가는 이 시취는 

네 얼굴 위에 양각(陽刻)된 

오묘한 빛의 궤적이리니.

핥아도 후박나무 둥치를 기어오르는

포도나무 줄기의 뒤틀림을 뱉어낼 수 없다.   


허공 중 멎어 있는 손가락 뼈들이 

싱그런 잎을 떨군다. 

잎은 하늘하늘

내 망막 속으로 떨어진다. 

기억이 기억으로 이어지는 낯선

타국의 강물이여, 

선홍빛 시들이여, 

와인 글라스에 달라붙은 

어느 심해어의 투명한 비늘이여,


혼자 이 가을밤을 닦는 일은 

혼자 세상 바깥에서 바위 안으로 

내 뼈를 던지는 일. 

목적 없는 자기 파괴와 피에 절은 

골반과 활짝 펼쳐진 날개 속에 나날이 

자라나는 바다.

오늘밤이 거대한 이유.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은 가을밤을 빚으셨군요.
명절 잘 지내시고 계시겠지요.
"혼자 이 가을밤을 닦는 일은,
~ 내 뼈를 던지는 일"
이 구절에 눈길이 확 갑니다.
제목 가울밤은 가을밤의 오타 같은데,
여하튼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눈이 나빠서 작은 글씨는 안보여서요. 오타를 쳐놓고도 몰랐네요.

그냥 뭔가 올려보고 싶어서
적어보았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괜히 올렸다는 생각도 드네요.

추석 명절 잘 쇠십시오.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여 본적이 있느냐? 뼈 아픈 질문 입니다.
이 시마을에 시를 올리고 코렐리님께서 처음 달아 준 댓글에 무척 놀라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좀 아파서 답을 드리지 못해서요. 님의 후박나무와
자작나무와 포도와 인어들이 저랑 너무 먼 이야기 같아, 몇 편은 한 두 행
읽고 넘긴적이 있습니다. 가끔 시가 나와 거리가 멀면 멀수록 좋은 것 같기도 하고
바로 제가 서 있는 여기가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샤갈의 마을이나 나타샤랑
눈맞고 당나귀 타고 다니는 그런 곳을 마음에 두고 살면 이 삶의 폭격으로부터
피할데가 있겠구나 싶어 부럽습니다. 무슨 고집인지, 폭격이 내리는데 피난도 가지
않고 초가집 아궁이에 불을 넣고 있는 고집불통 영감이 저인 것 같습니다.


참 아름다운 영혼의 초상화를 그리시는 분 같습니다.
우리가 그 것을 돈도 내지 않고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많은 말을 건내고 싶은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네요.
몸도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마음도 몸을 아프게 하네요.
몸도 마음도 건강하길 바랍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몸도 불편하신데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게을러 댓글은 달지 못하지만, 싣딤나무님 시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어서 쾌차하셨으면 합니다. 추석 잘 쇠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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