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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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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76회 작성일 20-10-03 03:53

본문

안개 


가끔 하얀 어둠 속에 들 때가 있어요.

눈 앞이 깜깜해질 때도 있지만

머릿속이 하얘질 때도 있으니까요


누구의 아픔인지,

판독을 기다리는 하얀 뼈 사이로

나는 검게 번진 실루엣

어딘가 부러져 있는 곳이 있어

끝내 들키고마는 뼈에 사무친 빈틈,

누군가 내가 찍힌 사진을 가리키며

아픔의 이유를 설명할 때가 있어요

닿지도 부딪히지도 않던 그 하얀 비말이 

누군가의 뼈였다는 사실을

뒤늦게사 알게 되는 순간이 있어요

그 완고한 실제에 비하면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나를

그 아픔이 품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그 아픔 속을 걷고 또 걷다 그 아픔에

축축히 젖어서야 당도하는 아침이 있어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불투명에 들때 

비로소 우리는 판독 되어지는 뼈, 그래서


새벽 안개가 짙으면 날씨가 맑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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