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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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05회 작성일 20-10-05 03:57본문
달빛
소주나 한 잔 하고 자려고 냉장고 문을 여는데, 냉동실 문짝에 또 한 장 붙여 놓은 사진,
깊고 깊은 협곡의 끝, 비좁고 축축한 동굴을 환하게 밝히는 달이 있어,
그냥 맥주캔 하나를 집어 들고 샷시문 앞에 놓여진 식탁에 앉으려고 의자를 빼는데
툭, 떼구르르....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는 캐시미어 털실 뭉치,
아내도 겨우 손바닥만한 앞판만 뜬, 저 하얀 편직물로 부터 도망치고 싶을까?
반지하집 간유리에는 밤마다 수도 없이 대보름달이 뜨는데
달빛 한가닥 쭉 빼어 고를 걸면 가아제 손수건처럼 성긴 햇볕 한 장 뜰 수 있을까?
원래 달빛이란 없는거야!
밤에 쓰려고 한 웅큼 덜어 놓은 햇빛이 국수처럼 풀어지는 바다를 향해
걸어 나갈듯 두 다리를 번갈아 흔들어대며 방파제에 앉은 그녀가 말했다.
모래 사장으로 물에 불어 치렁치렁 떠밀려 온 햇빛을 맨발로 밟으면
지구에도 울퉁불퉁 뒷면이 생겼다
여태 않 자고 뭐해요?
대답 대신 한 두 모금 남은 맥주 캔 옆구리에 힘을 꽉 주며 형광등을 끈다
쉿! 살금 살금, 달의 귀가 열리는 밤이다.
*어렵네요. 음악을 들으며 음악에 맞춰 시를 쓴다는 것,
내 시엔 안개가 부족한 것 같아요. 코렐리님! 좋은 음악 주셔서 감사합니다.
틈만 나면 달빛을 켜 놓고 전전긍긍 했는데, 달빛이라는 음악이 아니라
달빛이라는 언어에 더 가까운 시를 만들고 말았네요.
댓글목록
젯소님의 댓글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치어들만 남았다니, 더 좋습니다.
아이들만 남은 학교처럼 깔깔거리고 장난치며 서로 배울 수 있으니까요.
치어들이란 꿈 덩어리들이지요.
원래 어른이 될 수록 꿈이 줄어들쟎어요?
원래 아이들이 시인이쟎어요?
우리 파릇파릇한 치어들끼리 잘 해봅시다.
ㅋㅋㅋ,
어제, 오늘, 달빛만 백번은 들은 듯,...
숙제를 받은듯이 썼어요.
신민아랑 김국주가 같은 드레스 입은듯..
소녀시대님의 댓글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시인동네가 홍수환이 사전오ㆍ기 복싱경기장
후끈하네요 넘어지는척 얻어맞고 마지막에 한방
지금은 연예인이되었다죠
패싸움까지면 호젓한 달빛이 피바다되는 시마을 돈벌겠네요
ㅋ ㅋ 당사자는 힘겠지먼재밌네요 ㅎ ㅎ
젯소님의 댓글의 댓글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옥희가 그의 마누라..ㅋㅋ 옥희도 두드려 맞아서 이혼 했다지요.
남의 경사에 엄한 소리 하며 초치다 보면 옥희짝 난답니다.
이 시 쓴다고 온 가족으로부터 미친넘 취급.
달빛 음악 켜 놓고 달빛 시 쓴다고 밤 열두시 넘어 달빛 아래 앉아 있으니
마누라는 흘겨 보며 문을 쾅 끌어 닫고
아이들은 우리 아빠 또 시작인가 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결과물은 신통챦습니다. 그려
코렐리님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히려 제 시보다 사유가 더 깊으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달빛 그 특유의 정서가 잘 살아나구요.
달빛 - 냉장고 문 앞에 붙은 달빛 사진 - 캐시미어 털뭉치 떨어지는 소리 - 아내의 소리 로
이어지는 이미지들이 달빛을 더 선명히 부각시키는 것 같습니다.
아주 고차원이고 시를 많이 써보신 분이네요.
부럽습니다.
젯소님의 댓글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닙니다. 이곳에서 열심히 시를 쓰다보면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납니다.
코렐리 시인님이 아니였다면, 뽕짝이나 들을 내가 달빛 한 번
귀가 닳도록 들었습니다. 그 음악 자체가 시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기 중에 부서져가는 소리를 형상화 시키려니 막연하고 막막했지만
다음에도 음악 하나 선물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