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탑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침몰하는 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7회 작성일 20-10-07 01:59

본문

침몰하는 탑 


어제는 원추리꽃 끄트머리가 조금 부어올랐다. 탑의 몰락이 머지 않았다는 신호다. 파란 말들이 부르르 몸을 떤다. 채찍이 바싹 당겨진다. 


벨베데레궁전은, 

금발의 황후가 청록빛 수면 안으로 들어가 

금붕어들과 밀회하던 곳.

기하학적으로 주욱 늘어선 열정과 부토(腐土)의 손금이 

연두빛 대지를 능욕하고 있다.

미안먀 어딘가에 있다는 불탑(佛塔)은 

딸랑거리는 유리종 소리와 

벗은 촛불이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감싸여있다고 한다. 

늑대와 껍질 벗겨진 새빨간 조랑말들과 

공작새들이 탑 주위를 빙빙 돌고있다고 한다.


첨탑 위에 못박힌 햇빛은 투명하여

늑골이 다 드러나 보인다.  

황후의 휑한 밀회 안에는 

긴 복도와 빈 방들이 많다.

비너스의 배에는

뱀을 출산했던 흔적이 있다. 

황금으로 만든 등나무 넝쿨이 벽 위로 기어올라간다. 

등나무 넝쿨마다 가라앉는 탑들이 매달렸다. 

나는 휘파람 소리만으로 

죽은 새들을 땅 속으로부터 끄집어낼 수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 

죽은 새들은 저 암흑 속에서

폐선이 되어 있었다. 

뼈만 남은 복도가 옷을 벗는다. 

먼저 광휘가 자르르 흘러내리는

실크 치마를 한가득 펼쳤다.

탑은 얼굴이 반쯤 썩어있다. 

시취를 혀로 핥던 다람쥐가 

오늘 아침 식사로 올라왔다.

나는 냅킨과 포크로 

그것의 두개골 위를 참 힘겹게 올라갔다.


절단된 황후의 혀가 치맛자락 끌리는 소리를 내며

벨베데레궁전 텅 빈 복도를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탑이 무너진다고 했다.

새의 날개뼈들을 다 끼워맞춰도 

그것은 더 이상 날아갈 수 없다.

정원에는 눈이 빨간 꽃들이 

물가로 모여들고 있으며, 

군데군데 비어있는 자리들이 날 노려보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252건 5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3972
봄꽃 댓글+ 1
삶의활력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3-09
3397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3-09
33970
명품과 사람 댓글+ 2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3-09
33969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3-09
33968
이별에 담고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3-09
33967
서론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3-09
33966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3-09
33965
달빛(퇴고) 댓글+ 4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3-08
33964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3-08
33963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3-08
33962
봄의 꽃 향기 댓글+ 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3-08
33961
새봄 댓글+ 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3-08
33960
민들레 댓글+ 1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3-08
33959 소리소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 03-08
3395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3-08
33957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3-08
33956
당신이라면 댓글+ 2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3-08
33955
기다림 댓글+ 1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3-08
33954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3-08
33953
별빛을 쬐며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3-08
33952
삼월 매화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3-07
3395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3-07
33950
봄과 나 댓글+ 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3-07
33949
개과 천선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3-07
33948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3-07
3394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3-07
33946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3-07
33945
울게하소서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3-07
33944
전등 댓글+ 1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3-06
33943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3-06
33942
시인, 박재삼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3-06
33941
AI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3-06
33940
오솔길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3-06
33939
3월 댓글+ 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3-06
33938 소리소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3-06
33937
꽃샘추위 댓글+ 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3-06
3393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3-06
33935
가슴 앓이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3-06
33934
강 사장 댓글+ 6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3-06
33933
착란 댓글+ 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3-06
33932
꽃샘 추위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3-05
3393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3-05
33930
바람의 빛깔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3-05
33929
커피와 행복 댓글+ 2
지중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3-05
33928
잇몸병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3-05
33927
댓글+ 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3-05
33926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3-05
33925
나이 댓글+ 2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3-05
33924
인연으로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3-05
3392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3-05
3392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3-04
33921
전화3 댓글+ 2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3-04
33920
피장파장 댓글+ 1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3-04
33919
봄꽃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3-04
33918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3-04
33917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3-04
3391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3-04
33915
상처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3-03
33914
어쩌자고 댓글+ 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3-03
3391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3-03
33912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3-03
33911
핫도그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3-03
33910
늦어질수록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3-03
33909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3-03
33908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3-03
33907
서양미술사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3-03
33906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3-02
33905
인생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3-02
33904
멜팅팟 댓글+ 3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3-02
3390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3-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