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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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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2회 작성일 20-10-13 09:58

본문

노벨의 꿈 / 백록



인생 최고의 상은 다이나마이트 같은 거다
개중 문학상은 꽃 같은 거다

이를테면, 어수선한 코로나 시절, 이 얼룩진 시월에 활짝 핀
루이즈 글릭의 개양귀비거나 눈풀꽃이랄까

가령, 고통 끝에 문이 있었다는 야생 붓꽃의
담청색 바닷물에 얹힌 심청색 그림자처럼
그 그림자의 보랏빛 같은 말씀처럼
너나 나나 살아있는 동안
언젠간 활짝 피우고 싶은
해바라기 같은 거다

종일 조리개에 붙들린 난 지금
시들한 난초에 시를 뿌리고 있다
의 시간을 품은
의 시선으로
꿈 한 송이 피우기 위해
해의 눈치를 살피며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늙은 호박 / 백록


한로를 따라 상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당신의 청춘을 추억한다
자왈밭 함박웃음으로 활짝 피우던
지난날의 표정과
이윽고 동글동글해지던
동무래기의 생각을

어느덧 울컥거리는 노을을 품고
당신의 희로애락을 떠올린다
축축한 비질의 춤사위에
살풀이 타령을 부르던
쌀쌀맞은 바람의 휘모리장단에
한풀이 어깨를 들썩이던
때때로 따사로운 햇살에
허기를 달래던

세월은 그럭저럭 흐르고
오늘 난 당신을 해부하고 있다
질긴 피부 박박 벗기며
늙은 속살 싹둑싹둑 자르며
속내의 누런 근심들
싹싹 긁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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