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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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76회 작성일 20-10-17 15:52본문
폐가 31
코끼리 한 마리를 기르고 있다
코끼리를 기르고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모두가
거대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늘 아침 코끼리가 바늘구멍 사이로 빠져나갔다는
이야기 따위로 속도를 변명하지 않는다
양파에서는 양파냄새가 난다고 물씬 너는 표정을 찡그린다
가위로 오려놓은 날들이 처마 밑에서 동그랗게 시간을
말고 있다
가끔 엇나간 길이 마을로 들어가는 저녁을 보았다
스무 번째 서른 번째 너는 내게서 나가고 푸른 유방처럼
감자 씨앗들이 마르고 있다
이어지지 않는 문장들이 길어지면 거대한 코끼리는 다시
돌아오고 사람들은 담을 넘은 나무의 그늘을 늘렸다 접는다
바람을 견디려 날개를 고정한 나비를 공중은 정지시킨다
아직 날개의 중심이 수수께끼처럼 공중을 날고 있다
안쪽은 열려있으나 늘 궁금하고 배경의 뒤는 앞보다 오래
머물러 있다
서른한 번째 너는 나를 나가고 코끼리 한 마리가 꿈틀
마당을 뒤돌아본다
댓글목록
소녀시대님의 댓글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폐가에 코키리산다는 상상력 좋너요
다만 구체적 독자의 공감대를 이클만한
아싑네요
코끼리는 으외로 후미진 정글을 좋아한다
이런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