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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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78회 작성일 20-11-03 08:08본문
서엘리
아침을 젖히면
이란 처녀의 수줍은 얼굴을 가린
차도르를 젖히면
그 눈동자는 커다랗고 잿빛이며
수정처럼 흐릿한 투명함.
눈동자의 가장자리 잿빛 기슭에 서서
그 중심을 들여다보다가
발을 헛디디면 청록빛 심연 속으로
떨어져버릴 것 같아,
그것은 사막의 달구어진 모래알들로
쌓아올린 빛의 지층이며,
물결 찰랑이는 오아시스의
야자나무 잎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의
서걱임이며,
새빨간 바위가 험준하게 몸 뻗은
그 칼날 위를 재빠르게 기어가는 사막거미이며,
시들지 않는 꿈은
얇은 베일 안에서 여덟 겹 황홀을 향해
흘러가고 있나니.
네가 발음하는 이국어는,
사막의 밤하늘 가득 채운
별빛 조각들끼리
서로 부딪치는
포스근한 마찰음 같아.
잇새로 숨 드나드는
낙원의 포도알 속,
가느란 향유 불
기어오르는.
너는 널 향해
무너져내리는
카비르 사막의 석탑이
자기 입을 막고 질식해가는
그 이유를 알고 있나.
** 어느 이란 여자의 눈동자를 가까이서 본 일 있다.
눈동자가 아주 크고 그 중심이 청록빛 섞인 잿빛이었으며
마치 빨려들어갈 듯 신비로웠다. 평범하고 호기심 많던 그녀는
내가 자기 속에서 신비로움을 읽었던 사실을 알고 있을까...... **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움의 추적자가 부리려는 환희로의 이행
순수의 배면에 자리한 검음의 맥이 푸름의 안온과 교호하려
생명의 소중함의 맥을 풉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그 이란 아가씨 눈동자가 정말 커다랗고 잿빛 수정같아서
순간적으로 숨이 막히더군요. 꽤 오래전 일인데도 지금까지도 기억이 납니다.
사람 눈동자를 보고 그런 느낌 가졌던 적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습니다.
그때 느꼈던 놀라움을 시로 묘사해보고 싶은데, 가능이나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름다움의 추적자였던 것 같습니다. 날카로우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