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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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58회 작성일 20-11-07 20:06본문
투명한 물빛 아래
민첩하고 날렵한
굶주린 맹수의 눈빛으로
하나의 초점이 오직 한곳의 표적을 주시하는
푸른 눈동자가 있었지
자외선이 온몸을 통과하면
살갗은 말린 꽃으로 변해갔어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이 몹시 부는 날
그녀가 암호 같은 노랠 흥얼거렸어
선율을 더듬어 어쿠스틱 피아노 건반을 따라갔지
미, 솔, 파, 레,
사람들은 바다사자처럼 공포에 떨었지만
나의 오감은 표현할 수 없는
온화함에 휩싸였지
전설은 전설로만 남는 걸까
그저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한 것일까
거울처럼 맑게 품은 망막에서
얼룩진 화상이 찢어졌어
그녀가 날 바라봤지
무엇인가 성급히 찾고 있는듯해
책상 위에 흐트러진 동화책 한 권을 확 집어 들더니
삽화가 그려진 겉표지를 나에게 내밀었지
'시스터'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 같았어
어느 날
두 자매가 알몸으로 바닷속을 거닐었지
물 위에서 인간의 그물질이 시작되었고
수면 아래 성체가 물 밖으로 튕겨 나갔지
그녀의 노래는
그리움이 피워 올린 꽃이었을까
그녀가 내 머릴 잡아당기더니
가슴에 수놓은 새의 깃털을 더듬었지
나는 그녀의 심장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어
신께서 천지를 창조하고
하늘에 해와 달을 매달아 놓았듯
텅 빈 모래밭에 뿌려진 조개껍데기 안에서
오늘 밤,
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전설에 의하면 이 생명체들은 한때 학살당했다고 한다
댓글목록
EKangCherl님의 댓글
EKangCher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움에 가까운 시입니다..
고맙습니다..
^^*..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부족한 졸글에 아름다움에 가깝다고 하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격려의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평안한 밤 되시길요. 시인님!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형용의 힘을 대면합니다
향연으로의 몰입이 자기의 거역과 만납니다
소실되는 생명의 힘이 자기를 부양시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제가 문학적 소양이 부족하여 말씀의 뜻을 전부 헤아릴 순 없으나 격려의 말씀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평온한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