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목(貫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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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89회 작성일 20-11-10 02:32본문
물찬 살점에 영예를 돌리지는 않으려오
통으로 혹은 반으로 갈라져
단단히 꿰인 생의 흔적을 붙든 꼬챙이에
갈겨울 냉혹한 서릿발이
꼴에 바람이라며 찌꺼기까지 새되게 후려도
이 내 비린 맛과 내음은
한결 독하게 다져진 반석이 되리니
기어이 찢기건 잘리건
조각조각 감싼 것이 육초건 해초건
간장이니 고추장이니
그도 아니면 내 삶처럼 환장이니 하건
하다못해 저 보르도의 와인이나
주정에 물 타서 나온 싸구려 잡술이나 간에
그대여 나의 일부분을 그저 목너머로
넘겨만 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맙겠소
다만 한 가지만 청하길
수염이 없어도 메기라 불리니 과하지 않느냐는
농담일랑 일찌감치 접어두시구려
이것이 모두 다 나의 두 눈이
꿰이고 말 운명이기 때문이었으니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메기의 어원에 대해 떠올라 몇 자 올려봅니다.
첫 번째 설이 나무 꼬챙이로 청어의 눈을 꿰 말렸다는 뜻의 '貫目'이 과메기가 됐다는 것이 정설이죠.
두 번째는 순우리말 '과메기'를 비슷한 한자어로 옮긴 것이 '관목'이 됐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저는 둘 다 석연치 않습니다.
쌀과 보리 같은 곡식이 귀한 시절, 호미곶에서는 청어가 발에 밟힐 만큼 흔하였지요. 그래서 먹고 남은 청어를 평소에 묶어서 말려 두었다가 봄에 양식이 다 떨어져 갈 무렵 말린 청어를 꺼내어 끼니를 대신하였죠. 그래서 보릿고개를 넘긴다는 뜻의 '過麥'에서 '과메기'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이야기를 지인으로부터 들은 바 있는데,
아무렴 어떻습니까.
늦은 시간이지만 과메기에 소주 한 잔 생각나는 밤입니다. 조금 전 인터넷으로 김홍도의 주상관매도를 감상했는데, 인생이 참 덧없다는 생각이 요즘 자주 드네요.
좋은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요. 시인님!
피탄님의 댓글의 댓글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간 제가 너무 두뇌를 비워놓고 썼더니 활자를 배설하고 배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지요
인제는 좀 각 잡고 해 봐야겠습니다. 땡큐쏘머취.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동하는 사상을 대합니다
사물의 본연의 힘도 대합니다
있음의 힘이 같이함을 부릅니다
생을 말할 역량이 더했으면 합니다
피탄님의 댓글의 댓글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량의 일천함은 삶의 풍파가 덜한 탓이라 보고... 쌓아갈 수밖에 없습죠.
귀한 걸음은 그저 땡큐쏘머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