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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의 은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05회 작성일 20-11-28 10:00

본문

환절의 은유 / 백록

 

어쩌다 동면의 기억을 잃어버린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리고 있다
육십갑자의 공전을 한순간에 마치고 난 후
일흔을 향한 자전, 그 어간에서
한참을 버둥거리는 족적이다

언젠가는 기어코 날겠다는 희망으로 한동안 새장에 갇혔으나
막상, 날기를 포기해버린 너는 결국
제자리 달음박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리저리 굴리는 너의 동공엔 그 그리움이 가득이다
창 너머 날갯짓하는 막바지 낙엽에 눈독을 들이는 걸 보면
대충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늘 가까이 먼 산을 향한 초조한 눈초리는 아마도
네 몸뚱이를 실을 바람과 구름의 향방을 가늠하는 거겠지
허구한 날 두 손을 싹싹 비비는 건, 분명
머잖아 펄펄 날아다닐 하얀 계절을
간절히 기다리는 것이리라
그 시간 너머로 도로 초록 초록거릴 잎새들을
넌지시 그리는 것이리라

그래서 더욱
작금의 동면을 거부하는 것이리라
오늘도 쳇쳇거리며
쉴 새 없이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풀꽃, 그리고 詩 / 백록


어느 시인의 풀꽃
그 풀도 꽃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역시 꽃이다
혹시. 그 꽃도 詩인가 싶어 오래 보았는데
그녀처럼 사랑스럽다
그래서 더욱 시다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에 대해 문외한입니다만 시인님의 시는 시인님만의 독특한 시적 리듬과 세상살이의 아픔이 녹아 흐르는 시어들을 잡아다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언어유희가 참 좋습니다. 독자의 관점에서 드린 말씀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시인님의 시를 통해 간접적이지만 삶에 대해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poet173님의 댓글

profile_image poet17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쳇바퀴를 쳇쳇도는 이유가
첫 번째 시집을 넘어서고 싶은 이유와
맞닿아 있을까요??
분명 오래도록 써왔고 앞으로도 죽기 전 까지 쓸 거라면
신춘문예에 당선한 시를 뛰어넘기 위하여
어쩌면 역사에 남는 시를 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훌륭한 시를 남겼기에 더욱 훌륭한 시를 꿈꾸지 않는다면
시인의 직업적인 병인 것 처럼
또는 영감을 주체할 수 없어서
시를 쓰는 것이겠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던
시인의 목표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더 큰 포부는 멈추지 않고 계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한 때 스승의 역활을 하셨고
지금은 코렐리 시인에게 스승의 역활을 묻고 있지만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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