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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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17회 작성일 20-12-07 09:50본문
비추* / 백록
을씨년스런 가을이 문득 겨울로 날아갔답니다
순결 같은 계절에 핀 붉은 생각을 훔치기 위해
씩씩거리며, 마침내 비친 동백꽃
드센 고집이며 피비린내 흥건했지만 제법 군침이 고였답니다
하여, 한동안 그 기슭의 텃새가 되기로 작정했답니다
그러나 너무 추웠답니다
슬슬 양기陽氣가 그리울 수밖에요
참새들 들쥐들 소문에 의하면
구석구석을 찍구찍구하며
계속 염탐 중이랍니다
음탕한 생각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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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박구리. 제주 방언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리수 / 백록
각자 제 손가락을 가지고 수를 세고 있다
x는 저린 오른손으로
y는 뻣뻣한 왼손으로
z는 그냥 두 손으로
x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절대 모른다고 우긴다
y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알 턱이 없다고 무시한다
z는 게놈이나 지놈이나 매한가지라고 한다
걸이 도긴개긴이라 외치듯
당신들 우왕좌왕하지 말고 그렇게들 잘 알면
둘이 모인 √2나 셋이 섞인 √3을 가지고 끝까지 풀어보라
저만 정상이라고 우기는 자들
제 손가락 다섯 개에 루트를 씌워보든지
그 뿌리까지 캐보든지
거기에 팔의 루트 파이가 보일 거다
네 손이고 내 손가락인
그런 수가 보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