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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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23회 작성일 20-12-09 09:13본문
꽃의 전설 / 백록
한낱 풀이던 애초의 너는 심심산골 어느 곳에서 무릇 고장이라는 이름으로 불현듯 탄생했지
도무지 가누지 못할 생식의 욕정과 솟구치는 오르가슴의 흥분으로
암술과 수술을 한몸에 품은 자웅동체의 발현發現을 꿈꾸며
이를테면
봄에는 참한 처녀와 총각의 생각을 품은
진달래로
여름에는 질투의 화신을 품은
장미로
가을에는 저물녘 노을을 품은
국화로
겨울에는 환생을 품은
동백으로
등등, 천태만상千態萬象의 상념으로
곳에서 곶으로 피어나던 너는
새 세상으로 종이 울리듯
씨를 품고 아름답게 진화한 너는
어쩜, 내 시간의 기승전결이지
흐릿해진 각막이 잊을 만하면
종종 눈에 꽂히는
오늘의 너는
그야말로 이름하여
꽃이로다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겨울에 꽃 이야기라 ....
신선한 느낌이라 할까요
밝은 마음 놓고 갑니다 시인님
늘.. 건강 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백꽃을 보다가 꽃의 내력을 어설프게 읊어보았습니다
점점 쌀쌀해집니다
시인님도 건강에 유의 하시길
내친김에 근처 강정마을의 심사를 내려놓습니다///
강정江汀의 천 / 백록
나는 밋밋한 무명천이 아닙니다
물론, 그런 기지 비단도 아니고요
사람들은 무릇 투명하다지만
비단,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보다 더 진한 겁니다
누구는 천 개의 바람이 머무는 곳이라 했지만
결국, 그런 천이 아닙니다
하늘 天도 아니고 내 川도 아니고
그렇다고 천하지도 않습니다
이왕이면 어느 섬의 샘이라 불러도 좋겠습니다
삼다三多의 생각들을 다 아우른
수의 만萬보다 헤아릴 수 없이 큰
절의 만卍보다 더 거룩한
하냥 깨끗한 천기랄까
할 말은 천지지만 억지로 결론을 맺는다면
전설을 화산에 품고 하늘로 오르고 싶은
용솟음의 몸부림 같은
어설픈 개발에 치여 통증을 앓다
어느덧 사라져버린
어느 기슭 구럼비 바위
그런 그리움이거나
천추의 한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