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밭 위를 나는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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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17회 작성일 20-12-18 01:29본문
밀밭이 멀어 아직은 너라는 색채가 더 가까워 캔버스 위에 날것으로 칠해진다. 그것도 노한 덩어리로 추한 양감을 가지고 흘러내린다. 바람벽일까, 네가 비치는 그 황홀이.
일렁이는 밀밭을 바라본다. 저기 슬쩍 드러나 몸부림치는 것은 길일까, 아니면 또다른 심연일까. 투명한 하늘에도 길이 있을까.
내 날개의 검은 깃털이 태양을 유혹하고 있다. 나는 허공에 머물며 여기로부터 많은 것들을 지상에 풀어놓는다. 차가운 샘물에 목을 축이는 미뇽은 오렌지꽃처럼 타죽어갈 것이다. 향기를 한껏 들이키며 도취하다 보면,
내 부리는 지상의 것보다 죽은 자들의 섬을 더 많이 이야기하지만......
독초(毒草)가 태양 안으로 기어든다.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즐겁습니다
오늘은 일찍 시를 하셨군요
주무셔야 하는데 저도 시를 했습니다
밀밭 위를 나는 까마귀
많은 이야기를 숨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뇽은 귀여운의 뜻과 토마가 지은 오페라로군요
독초는 까마귀의 깃털일까요 아니면 죽음을 상징할까요
독자에게 상상하는 재미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호의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생각하며 쓴 시입니다. 그런데 고호가 주인공이 아닌,
밀밭을 나는 까마귀가 주인공이죠. 사실 시 처음은 고호가 주인공인 것처럼 쓰다가
나중에 까마귀가 주인공이라는 것으로 전환하는 반전형식을 노렸습니다. 시가 너무 간략해서 제가 원하는 효과가 나오지 않았네요.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대니보이, 올려 봅니다. 이 시와 참 잘 어울리는군요.
아 목동들의 피리소리들은
산골짝마다 울려 나오고
여름은 가고 꽃은 떨어지니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
저 목장에는 여름철이 오고
산골짝마다 눈이 덮여도
나 항상 오래 여기 살리라
아 목동아 아 목동아 내 사랑아
그 고운 꽃은 떨어저서 죽고
나 또한 죽어 땅에 묻히면
나 자는 곳을 돌아보아 주며
거룩하다고 불러 주어요
네 고운 목소리를 들으면은
내 묻힌 무덤 따뜻하리라
너 항상 나를 사랑하여 주면
네가 올 때까지 내가 잘 자리라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니보이, 제가 좋아하는 노래라서
번역까지 했었습니다. 가사가 좀 제가 아는 것과 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