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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37회 작성일 20-12-19 12:45본문
원圓 / 백록
나의 꼬리를 물고 오늘에 존재하는 나의 정체는
우로보로스다
시작은 끝을 향하고 있고
그 끝은 또 다른 시작인
어느 날 문득,
누가 흘린 점에서 시작된 내가 어느 자궁에서 돌고 돌다 이 세상으로 기어나왔을 터
하루가 다르게 자라난 그 점은 어느 방을 자전처럼 돌고 돌다
비좁다는 생각을 품는 순간 밖으로 박차고 걸어 나왔을 터
이후, 사시사철 소풍을 즐기며 비바람을 맞으며 눈보라에 휩싸이다
육십갑자의 세월을 공전처럼 돌고 돌았을 터
막상 다다른 그 지경의 막바지가 또 다른 시작임을 뒤늦게 깨달았지
어찌된 영문인지 내 꼬리를 물고 있는 내 머리가 희끗거렸지
하루가 다르게 작아지는 삶의 반경에서 꿈틀거리고 있었지
골방이라는 지금의 터무니에서 꾸물거리고 있었지
지난날 잃어버린 옛 자궁을 수소문하며
모천으로 회귀하려는 듯
애초의 점으로 돌아가려는 듯
좋게 말하면 환생하려는 듯
아니면, 저도 모르는 처음의 우주
그 공중으로 승천하려는 듯
혼술에 비친 영혼의 날갯짓으로
한참을 중얼거리는 골방의 와중에서 청승의 머리를 일깨우는
뱀 꼬리 같은 소리가 궁상의 이명을 파고든다
니가 왜 거기서 나오냐며
여긴 네 무덤이 아니라며
고막을 탁, 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창밖 한라산은 온통
먹구름 속 눈 무덤 속이고
여긴 아직 나의 둥근 섬
생시의 기슭이다
댓글목록
심월님의 댓글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그간은 돌고 도는 게 인생이고 원이라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끝까지 가보지도 않았는데도 나락에 떨어지면 끝이라고 여깁니다.일회용이지요. 한 번 쓰면 그 뿐 용도폐기입니다.우리 삶에 무슨 미련이 있겠습니까? 오늘만 있고 내일은 없습니다.지금만 있고 나중은 없습니다.나, 그리고 지금, 뿐이라 생각합니다.여여 하시군요. 저는 이제 시도 개소리라 여기는 양아치가 다 되었습니다.ㅎㅎ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뭐라 대꾸하기도 난감합니다
삶이라는 것에 딱히 정답이 없으므로
시도 그렇지요
때론 개소리고
때론 헛소리고
사람이라는 탈을 쓰고
씨부렁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