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 창작시의 향기

​눈사람

마음은 동그랗게 태어났어 

내 체온은 꽁꽁 언 벙어리 장갑의 온도

내 생명의 은인이며

나의 최고의 친구는 코흘리개 집안의 막내

내 비록 저 따듯한 방안에 못 들어갈지언정 

슬픔은 없어 

내 태생이 그런 걸 뭐! 

다행히 친구와 같은 주소에 살지

뒤뜰 아주 소담한 장소 

엽서사진 한 장 찍기 딱 좋은

흰 눈 덮힌 장독대 옆

아직도 잊지 못할 

내 태어날 때 들리던 즐거움의 환호소리 

내 가슴에 박힌 하얀 동심의 심장은 

너 천진한 친구의 심장과 같지!

내 이 겨울 아름다운 정경에 묻혀 

내 내 너의 꿈과 추억으로 남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