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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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4회 작성일 21-01-09 10:52본문
설국雪國의 한 / 백록
일흔 너머 한 해 전
천제연 기슭으로 폭포 소리를 뚫는 총성이 울려퍼졌다지
이윽고 얼어붙어버린 행간은
차디찬 눈 무덤 속에 묻힌
억지의 완장腕章
소한과 대한 사이
그날은 마치 끈질긴 동백꽃조차 숨통이 꽉 막혀버린
요즘 같은 날이었다지
짚신의 언 발만 동동 굴렸다는
당신의 핏줄들
어느덧 터진 입 틀어막고 쉬쉬하며 울먹이던 그들도
줄줄이 핏빛으로 염한 당신을 따라갔지
이런저런 세월의 눈치를 살피며
우우 넋 놓은 흐느낌의 곡소리로
여태 구천을 헤매고 있지
당신의 기일을 소환하는 이맘때쯤이면
한이 서린 눈발이 펄펄 날리지
잊어버릴 만하면 어김없이
하늘과 땅, 무심한 그 경계마저 하얗게 지워버리지
큰갯물 바당도 귀신처럼 허옇게 들락퀴지
당신의 한풀이처럼
느지막에 화해를 앞세우며 평화를 부르짖는 정치는 지금
위로네 보상이네 우왕좌왕 알량한 저울질이지만
무자비한 무자년 그날을 어찌 잊을까
주인 잃은 소들조차 눈보라 속이던
이 엄동설한에
눈 무덤 속 꽁꽁 얼어붙은 세월의 시련들
눈 녹듯 사르르 녹아내린다면
혹, 모를까
댓글목록
레떼님의 댓글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감합니다..시인님, 올해 소원 성취하시고
늘 건강하시고
늘 좋은 시 쓰십시요
이제 4천편에 도전하실랍니까?
현대판 다산 정약용이 되겠습니다,ㅎ
이런 세상에서는 이름 없는 영웅이 나타나
혼돈을 바로잡아주길 바라는 민생들이 많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묵묵히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받쳤던 의병들이 떠오릅니다
아!, 시인님,,그런 의병들에 관한 시 한편 올려주실랍니까?
기대해 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마감하시길 ....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 다산은 좋은 거지요
걍, 일기 삼아 떠벌리는 잡글일 뿐입니다
제주에도 의병과 관련한 소재들이 많아
물론 얼버무리기도 했지요
레테님 조언에 따라 이참에
레테의 강으로 가서 못 먹는 시어 한 마리 낚아볼까요. ㅎㅎ
머물러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