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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오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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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8회 작성일 21-01-11 09:43

본문

멀리서 오는 슬픔

 

반쯤 쓰러진 나무에 기대어 틈새에 끼어 있는

슬픔을 멀리 보내는 버릇이 있지

기다리지 않고 다가서는

새날들과 마주하며

무모한 도전이 푸른 잎새처럼 겹겹 모여져도

배경화면으로 뜬 파업은 현실이 되는가,

추위에 둘러싸인 일상은 온몸을 통과하지

그 저녁

묻어버린 울음이 생살에 박히는 아우성이었지

아직은 살고 싶다는 숨소리였지

나무 밑에 단단한 돌로 성을 쌓고

등을 기댄 당신

한 계절 반쯤 피는

나무를 따라 반쯤만 흔들리고

꺾인 목은 핏빛으로 떨쳐버리는

생존에 방법도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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