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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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79회 작성일 21-03-11 10:36본문
이 시대의 화두話頭 / 백록
해 뜨는 시간에 간절곶을 소환하면
밤새 동해를 품고 평생의 소원을 하염없이 빌던
하얀 등대가 있다
파도를 향해 파랗게 풍차를 돌리는 공원
바람의 정원이 있다
청실홍실의 정의 같은 소망우체통이 마치
어이 잃은 장승의 사연인 양
머뭇거리고 있다
달 기우는 시간에 그곳에 서면
등대는 문득 허울의 등신불처럼 얼씬거린다
풍차는 고장난 시계처럼 기웃거린다
우체통은 우두커니 불통처럼 비친다
하여간 그런 말머리들이 있다
머얼리 고독한 섬 하나 울렁거린다
그 너머로 죽음 같은 소리
침묵으로 웅크리고 있다
언뜻, 별 하나의
시체처럼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분재 / 백록
푸른 시 하나 나름
허름한 화분에서 키우고 있는데
도대체 시원치 않네
도무지 시답지 않네
배가 고픈 것 같아 물은 기본으로 주는데
흙도 제법 품었는데
근처에 돌도 있고 바람도 기웃거리는데
뿌리를 이끼로 북돋우었는데
서툰 가위질 탓일까
철사 탓일까
아님 해를 멀리한 탓일까
달을 본체만체한 탓일까
별을 무시한 탓일까
지나친 퇴고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