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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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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85회 작성일 21-03-14 00:45

본문

봄날

      활연




  오랜만에 어릴 적 친구를 만났다
  맛집을 수소문하고 수선을 피우다 수십 년 전을 떠올리거나 관심 없는 가족사를 묻거나 생선살에 뜬 무지개를 보거나 했다

  무심코 불빛 벌레를 매만지며 글 한 편 수리하다 꾸중을 듣기도 했다 탁자 건너편 미인에게 집중하는 게 예의야

  너무 오랜만이라서 예절과 도덕을 잊었다
  그래 집중할 게, 빤히 쳐다보았다 흰 얼굴에 맑은 물 흐른 실여울이 보였다 눈매가 소박하고 아름다웠다

        너 애인 있어? _응 많아
        저런, 한 사람에게 집중해야지 _응 맞아

  집중이 되지 않았다 불 켜면 망상이 사라지듯이 불 끄면 몽환이 아름답듯이 대낮의 표정이 좋은데 눈 뜨고 마주 보는

  하극상도 아니고 나는 바닥에 누우면 집중을 잃는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서 좋은 날 친구가 자꾸 묻는다

        너 참말로 애인 있어?

  다음에 또 물으면 없다고 할 생각이다






댓글목록

책벌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의 힘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지루하지 않은 언어로 그려내시는
탁월한 언어의 마술사입니다.
좋은 한 주 보내세요.

붉은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즐겁게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심각해서 좋은건 없는데  노래 처럼 술 처럼 술술 넘어 갔어 좋았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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