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도 없는 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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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400회 작성일 21-03-14 06:54본문
정민기
내 기억에는 아버지가 없다
태어난 해
돌아가신 아버지, 얼굴도 모른다
꿈속 미로 같은 긴 골목길 앞에
묵묵히 서서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쓰디쓴 보약 같은 사랑 한번 받으며
자라지 못했다 방금 널어놓은 빨래처럼
눈물이라도 흘려보고 싶다 햇살 닮은
민들레가 손수건처럼 얼굴을
슬그머니 내밀고 있었다 아버지 얼굴에서도
이처럼 빛나는 눈빛 반짝였을 것이다
지속적인 급커브 인생이라도 어쩌면
내가 곁에 두고 있어야 할 배꼽인지도 모른다
나무처럼 단단해질 수는 없더라도
꽃처럼 향기 나눠주는 것이 내 전부인가
아버지처럼 서 있는 골목 어귀 가로등
내 마음 비춰주려는 듯 환하게 켜진다
댓글목록
레떼님의 댓글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련합니다.
저도 일찌기 아버지가 돌아 가셨습니다
문득, 아버지가 보고 싶어 지는 군요
"민들레가 슬그머니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가슴에 와 닿는 표현이네요
좋은 사람과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책벌레님의 댓글의 댓글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깊은 시상이 돋보이는 시,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묵묵히 서서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은 아버지
저도 기억에는 없는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슬픔은 늘 묵직하게
가슴 한켠을 누르고 있지요
정민기 시인님 늘 파릇하고 환한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책벌레님의 댓글의 댓글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풍부한 시상으로 노래한 시,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응원에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젯밤이 아버지 기일이라
막내인 우리가 집안 제사를 다 지냅니다.
살아 생전 막내아들과 막내 며느리와 살고 싶다는
아버지 유언대로 제사를 모시며
많은 그리움에 잠겼습니다.
평생을 아버지 큰 사랑이 받은 나로서는
시인님의 시 속에 그 간절함에 가슴에 에일듯 합니다.
더 목이 마르고 더 애절해지는 이 큰 사랑!
자식인 우리는 큰 사랑에 답하지 못할 때가 너무 많죠.
책벌레 시인님!
책벌레님의 댓글의 댓글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셨군요.
애틋한 마음은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포근한 봄날 되세요.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이 아련 합니다.
아버지라는 말이 어떨땐 기막힌 통증으로 다기오기도 하지요.
시인님의 마음을 밝혀 주시는 하얀 낮달을 보는 듯합니다.
책벌레님의 댓글의 댓글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 주셔서 감사합니다.
포근한 봄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