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봄이로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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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30회 작성일 21-03-20 13:49본문
봄은 봄이로되 / 백록
봄 내려온다 봄 내려온다
벚나무 검은 등짝을 타고 하얀 꽃들 내려온다
화르르 화르르
지나치는 벌의 표정들 몸달아 나비의 감정들 덩달아 호들갑을 떠는데
마침, 이놈의 모가질 돌리는 디스크는 삐거덕거리고
참말로 환장할 노릇이로다
축 처진 시선엔 얼어 죽을 눈 같은 것들만 잔뜩 밟히고
차라리 멍석이라도 깔고 드러누우면
그네 타는 춘향의 치맛속이라도 비칠까
이참에 관짝을 열고 드러누우면
천사의 손짓이라도 비칠까
이러쿵저러쿵 중얼거리는 와중에 문득
여기를 내 묫자리로 쓰면 괜찮겠다며 한참을 머뭇거리는데
늙은 고양이 한 놈이 어슬렁어슬렁 기어간다
얼른 따라오라는 듯 힐긋힐긋 돌아보며
얼룩진 꼬랑지 꽃뱀처럼 꼬드기며
특별히 점 찍어 둔 명당
따로 있다는 듯
방향이 어찌 낯이 익다
어느 중늙은이 면벽수행하는
그 구석인가
거참!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처럼 된다는 것
어쩌면 백록님의 일상인듯합니다
젊어서는 수십 편의 소설처럼
그러다 나이가 들면 한 편의 시처럼
살아가길 바랐던 것처럼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질문 속에서
초연하실 백록님의 모습 응원하겠습니다
봄 내려온다
봄 내려온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이 뻣뻣해서 정형외과 다녀오던 풍경 앞에서 푸념 한자락 내려놓던 생각입니다
작금의 세태를 허접하게 소환하며 얼버무리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