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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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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64회 작성일 21-03-26 08:06

본문

봄밤


 정민기



 고장 난 가로등 떼어내고
 대신 달빛 끼워 넣으면 환할까
 밤바람 흠씬 두들겨 주고 싶다가도
 약주처럼 한두 잔 마시고 싶기도 한
 바다가 가까워 비릿한 봄밤
 대사 없는 창문 퇴장시키니
 창밖 후미진 곳 묵묵히 서 있는 가로등
 빛도 없이 등장한다 분주한 밤바람
 이리저리 쏘다니기 일쑤!
 화단에 심어놓은 수선화 고개를 떨구고 있다
 빛 흘리며 온몸이 어둠투성이다
 꽃샘추위 시위하던 날 다시 겨울이 온 듯
 아련한 기억은 얼어버리고 시린 가슴
 몰래 부둥켜안고 있었다 이 봄밤
 대사 하나 없는 나도 결국 퇴장당한다
 달 한 캔 따서 벌컥벌컥 빛 들이켠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달 한 캔 따서 벌컥 벌컥 빛 들이킨다

저도 그 한 잔  마신다면
그 바닷가에서 봄밤을 젖어들어지 않을 까 싶습니다.


책벌레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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